김상조 공정위원장 “미전실이 삼성 합병 주도하며 편법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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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 “미전실이 삼성 합병 주도하며 편법 승계”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7.07.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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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 측 “대부분 증인 추측에 의한 것” 반박
김상조(왼쪽) 공정위원장이 14일 오후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미래전략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 그룹 내 각 계열사 이사회 결정에 관여하고 주도했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오후 2시 20분경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후송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2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삼성 저격수’로 불렸던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학교 교수 등으로 재직하며 재벌 개혁을 강조해왔다.

그는 “공정위원장 취임사를 한지 한달째 되는데 사실 이 자리에 있는게 공직자로서 심적 부담이 된다”며 “오늘 제 증언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한국경제 전체의 발전에 긍정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또 “오늘 증인 출석은 연차 휴가를 내고 개인 자격으로 왔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수행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관용차가 아닌 개인 승용차를 직접 몰고 왔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날 김 위원장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 등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의견을 구했다.

김 위원장 역시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특검팀이 “이재용은 삼성 합병이나 지주사 전환이 승계 작업과는 무관하고 계열사의 경영상 판단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하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와병으로 쓰러진 뒤 삼성 내 의사결정은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부회장, 장충기 전 사장, 김종중 전 사장 등 4인 집단 체제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 부회장 측은 “삼성 합병이나 금융지주사 추진 등은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을 뿐 승계를 위한 작업이 아니었다”고 반박하며 특검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증인은 오랜 시민운동가이자 공정위원장으로서 많은 증언을 했지만 공소사실 입증과 무관하며 직접 경험한 것에 의한 증언이 아니고 대부분 추측에 의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기존 증인의 주장을 뒤집고 특검의 주장에 방향을 맞춘 증언도 다수 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 측은 증인이 승계작업의 의미를 매우 포괄적으로 증언했다고 전했다. 경영을 열심히 하는 것을 승계작업이라고 부른다면 모든 경영활동이 승계 작업이 돼 버린다는 것. 따라서 이날 증언은 공소사실 입증에 전혀 상관이 없고 경영승계 프레임은 증인이 제안한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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