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침체에 거제·울산 부동산도 덩달아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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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침체에 거제·울산 부동산도 덩달아 ‘찬바람’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7.07.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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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거제 아파트 공급 無…미분양도 1천가구 '훌쩍'
울산 동구·부산 영도·군산 등 일제히 집값 하락 '울상'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국내 조선업이 침체기를 맞이하면서 조선업의 대표적 도시인 경남 거제와 울산 등의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때 전국에서 지역 내 총생산(GRDP)이 가장 높아 대표적인 '잘 사는 도시'였던 거제와 울산 지역의 부동산시장은 조선업 불황으로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의 2016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및 협력사 등이 자리한 거제시의 실업률은 2.6%로 전년 상반기에 비해 두 배로 뛰었다.

취업 연령 인구의 절반이 조선업에 종사하는 도시인 경남 거제에 닥친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거제시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거제시 토지정보과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 주택의 매매가는 지난 5월 기준 전월 대비 0.65%, 전년 동월 대비 9.5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신규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기존 아파트의 하락폭이 확대돼 전월 대비 0.84%, 전년 동월 대비 11.9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거래 매매량도 전월 대비 20.4%, 전년 동월 대비 6.12% 감소한 총 261가구로 나타났다.

이에 올해 거제시에는 신규 공급물량 자체가 없는 상태로 미분양가구 역시 6월 말 기준 1472가구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4월 미분양이 3가구에 불과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2013년~2014년까지만 해도 수십 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천만원, 최고 억대 프리미엄이 붙었던 지역이 거제였으나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조선업이 휘청거리면서 부동산도 불황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조선업 특성상 국내외 경제흐름보다는 조선산업 내에서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되는데 조선 관련 업종이 거제 지역내 총생산의 94.4%를 차지하는 만큼 절대적이므로 조선업 침체는 거제 주택시장의 동반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광역시 동구의 부동산시장 역시 하락세다. KB국민은행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집값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울산광역시 전체 집값은 3.29% 상승한 반면 동구는 2.8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조선업 침체와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실제 동구의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겉으로 드러난 지표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일거리가 줄어드니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들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중소 조선소가 밀집한 부산광역시 영도구 역시 다른 구에 비해 매매가격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지난 2년간 부산시 전체 매매가격 증가율이 7.61%인 반면 영도구는 2.16%에 불과했다.

또 전북 군산시 집값은 같은 기간 0.37% 감소했는데, 지난 1일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가 폐쇄되면서 산업단지 침체와 인구 감소 등 연쇄적인 영향으로 군산시의 부동산시장은 더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산업단지 인근의 직주근접 주택이 안정적인 수요라는 측면에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거제와 울산의 사례처럼 언젠가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며 “요즘과 같이 부동산 투자 혼돈기에 임대가 풍부하고 산업인프라가 잘 갖춰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를 하기 보다는 거시적인 경제상황을 잘 살펴본 후 신중하게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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