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아시아 리딩뱅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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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아시아 리딩뱅크'를 응원한다
  • 공인호 기자
  • 승인 2017.07.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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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호 금융팀장

[매일일보 공인호 기자] 올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은행권에 때아닌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주 주식시장에서는 '만년 2등' KB금융의 시가총액이 7년만에 신한지주를 앞지르면서 양사 표정이 극명히 엇갈렸다.

주식 관련 게시판에서는 KB금융의 추격을 허용한 신한금융을 향한 투자자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자존심이 상할법 하지만 '리딩뱅크 탈환(奪還)에 불과하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신한금융 역시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단기 실적이나 일회성 요인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이익의 지속 가능성을 봐달라는 얘기와 함께 '이제는 금융도 수출산업으로 도약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첨언도 덧붙인다.

사실 그동안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금융산업의 삼성'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복돼 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는 '동북아 금융허브'라는 야심찬 로드맵이 마련되기도 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녹색금융', 박근혜 정부에서는 '창조금융' 등 정권이 바뀌면 금융정책의 큰 그림도 새로 그려졌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해외자산이 축소되는 과정을 겪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한국 금융은 철저히 내수산업으로서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각종 금융규제와 정책 부재로 '금융 홀대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나마 서울을 동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은 일면 다행스럽다.

최근 신한금융은 미국 아마존과 디지털 역량 확보를 위한 상호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온라인 유통업체로, 핀테크(FinTech) 분야의 선두주자인 애플과 구글, 페이팔 등과 4자 동맹을 맺기도 했다. 이번 협력이 '우물안 개구리'로 평가받는 국내 금융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은 분명해 보인다. 

신한금융의 이같은 움직임은 조용병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2020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도약' 기치와도 맥이 맞닿아 있다. 해당 로드맵이 임기 중 과제라는 점에서 조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금융의 해외 영업점은 166개로 경쟁사인 KB금융(28개)의 5배를 넘어선다. 최근 수년간 KB금융이 역내 M&A(인수합병)와 체질개선에 힘을 쏟는 동안 신한금융은 해외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해 온 셈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해외 수익 비중도 12%대로 최근 3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

물론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디지털·모바일 강화와 함께 해외진출 부문에서도 또 한번의 역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 역시 동남아 시장에서의 현지 M&A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속속 이뤄내고 있다. 

신한금융으로서는 4대금융(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경쟁구도에서 리딩뱅크 입지가 흔들리는 현재가 표면적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국내 1등 경쟁에서 벗어나 이제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신한금융이 선도은행(리딩뱅크)으로서의 역할에 나서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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