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김영관 조교사, 한국 경마 최단기간 1000승 달성
상태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김영관 조교사, 한국 경마 최단기간 1000승 달성
  • 강세민 기자
  • 승인 2017.07.02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에 한국 경마의 우수성 알리고파…더욱 강한 말 길러낼 것"
한국 경마사상 최단기간에 1000승을 기록한 김영관 조교사. (사진=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매일일보 강세민 기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김영관(57) 조교사가 데뷔 14년 만에 한국 경마 최단기간 1000승의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1일 밝혔다. 통산 1000승은 서울의 신우철 조교사에 이어 국내 두 번째이지만 기록 달성에 28년이 걸린 신 조교사에 비해 절반(14년)에 해냈다.

경마를 흔히 '마칠기삼(馬七騎三)'이라고 한다.

기수(騎手)보다 말(馬)의 능력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고 경주마를 육성하고 어떤 말에 어느 기수를 태울지 등 전술을 짜는 것이 모두 조교사의 몫이다. 

다시말해 '조교사' 는 말과 기수를 선수로 삼는 '경마 감독' 인 셈이다.

경마 전문가들은 “김연아 선수로 인해 온 국민이 ‘피겨스케이팅’을 알게 되었듯이 김영관 조교사 역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경마 시행국에 ‘한국 경마’를 알릴 최적의 인물”로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은다.

전남무안 출신으로 지난 1976년부터 서울 뚝섬경마장에서 기수로 활동했다. 그러나 달리는 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50㎏을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 1980년에 기수를 그만두고 식당 등을 운영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기수 시절 알고 지내던 조교사의 권유로 1986년에 마필관리사로 경마에 복귀했고, 지난 2003년 조교사 면허를 획득한 김영관 조교사는 한창 개장을 준비하던 레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2004년 꿈에 그리던 조교사로 데뷔했다. 

그가 조교사를 꿈꾸며 17년간 뚝섬과 과천경마장에서 말들과 함께 잠을 자며 말의 습성을 익힌 보람은 '우승제조기' 로 그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 특히 그에게 '루나' 란 말과의 인연은 경마계에 전설로 남아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인대염으로 두 뒷다리를 저는 말이 '루나' 였다. 그는 “비록 다리를 절었지만 얼굴이 작고 눈이 초롱초롱했다” 며 “심폐기능이 뛰어난 말의 특징인 넓은 어깨를 지니고 있어 다리가 불편하다는 결점을 충분히 커버할 것 같았다” 고 했다.

경마로 태어난 '루나' 는 지금까지도 역대 최저가인 970만원에 낙찰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김 조교사는 '루나' 의 다리를 수술하는 대신 훈련 방법을 달리했다. 허리를 강하게 하는 방식으로 스피드를 올린 뒤 경주에 투입했다.

'루나' 는 2005년 경남도지사배를 시작으로 2008년 오너스컵 등 큰 대회를 석권하면서 2009년 11월 은퇴할 때까지 7억57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몸값의 78배를 번 셈.

국내에서는 '루나' 를 소재로 영화 ‘챔프’ (주연, 차태현) 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루나' 은퇴식 모습. (사진-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지난 14년간 그가 벌어들인 순위상금만 총 111억원 달한다. 주요 기록으로는 국내 최다 연승마 배출(‘미스터파크’[2007.3.7.~2012.6.3]), 조교사 부문 첫 시즌 100승 달성(2013년 104승, 2015년 108승, 2016년 116승), 9년 연속 다승왕(2008~2016),  국내 첫 통합 3관마 배출(2016년 ‘파워블레이드’) 등이 있다. 이외에도 2017년에는 두바이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트리플나인’을 배출하는 등 한국경마의 굵직한 기록들을 갈아치워 왔다. 

김영관 조교사는 다시한번 한국 경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역사적인 기록은 조교사 부문 역대 최단기간 통산 1000승 달성이다. 한국마사회가 공식적인 자료 수집 후 집계된 조교사 부문(서러브렛) 통산 1000승은 서울의 신우철 조교사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신우철 조교사가 1,000승을 달성하기까지는 28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김영관 조교사는 이 기록을 14년이나 앞당기며 데뷔 14년 만에 1,000승 대위업을 달성,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1000승을 달성한 김영관 조교사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며 “세계 최고의 명마들이 출전하는 큰 국제대회에는 한국 경주마가 출전권을 부여받는 것조차 힘든 일이다” 며 “올해 처음으로 세계 4대 경마대회인 두바이 월드컵에 3두의 경주마를 출전시켜 애마 ‘트리플나인’ 이 당당히 결승전에 출전했고 ‘파워블레이드’는 두바이 현지 경마팬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로 뽑히기도 했다. 분명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 말하며, 반드시 한국산 경주마로 세계최고의 대회를 우승하는 첫 번째 조교사가 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