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린 강남 재건축 시장, 다시 ‘기지개’ 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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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린 강남 재건축 시장, 다시 ‘기지개’ 켤까
  • 김보배 기자
  • 승인 2017.06.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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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부동산 대책 발표…강남 아파트값 상승세 ‘주춤’
하반기 강남4구 집값 상승 예상…‘강남 불패론’ 여전?
송파구의 한 아파트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새 정부의 첫 주택 대책인 6·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강남 재건축 시장이 거래가 둔화되는 등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6·19 부동산 대책에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이 빠지면서 하반기 강남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넷째 주(17~22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7% 상승해 전주(0.32%)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자치구별로는 △도봉(0.58%) △동대문(0.52%) △관악(0.31%) △성동(0.31%) △강북(0.28%) 순으로 상승했다.

특히 상승세를 주도해 온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률이 0.08%에 그쳐 전주(0.32%)보다 상승폭이 대폭 줄었다. 서울 강남4구의 경우 강남(0.24%→0.10%), 서초구(0.21%→0.17%), 송파구(0.45%→0.12%), 강동구(0.39%→0.05%) 모두 전주보다 상승세가 둔화됐다.

서울의 일반 아파트는 도봉, 강북구 등 강북 권역 위주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며 0.19% 상승해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을 넘어섰다.

강남구 대치동의 A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눈에 띠게 줄었고, 투기 단속도 심해 휴점에 들어간 중개업소도 많다”며 “위축된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거래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6·19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81㎡의 경우 16억원까지 나왔던 물건이 현재 5000만원가량 빠졌고, 둔촌동 ‘둔촌주공 3단지’ 전용 98㎡는 이달 최고 10억원에서 현재 2500만원가량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강남4구의 집값 상승세는 여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재건축 아파트 규제에도 재건축 단지의 인기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토지 소유주인 조합원들은 기본적으로 자본력이 있고, 앞으로 시장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B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은 일시적 투자보다는 자산가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지역”이라며 “투자자들 상당수는 자녀에게 양도하려는 목적이 많은데, 대책이 강화된다고 물건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타깃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라는 희소성,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등에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6·19 부동산 대책에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및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강화, 집단대출의 LTV 적용, 재건축 조합원의 주택 공급수 제한 등이 담겼다. 특히 작년 11·3 부동산 대책부터 강남4구가 가장 먼저 입주 시까지 전매가 제한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 대책은 재건축 투자수요가 몰린 강남4구 시장을 겨냥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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