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맹점주만 피해…이럴려고 프랜차이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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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맹점주만 피해…이럴려고 프랜차이즈했나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7.06.15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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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최근 발생한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회장의 성추문 사건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바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18년 만에 전국 1000여개의 가맹점을 거느리며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얘기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측은 사건 발생 6일 만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최호식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지만 이미 피해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가맹점들의 매출은 반토막 아래로 떨어진 뒤였다.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는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매장 앞을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키득키득 웃는다”며 “잘못을 저지른 것이 없는데 한순간에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신 사과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또 다른 가맹점주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제발 불매운동만은 말아달라”고 간곡하게 읍소했다.

다른 업계에 종사하는 한 가맹점주는 “남일 같지 않다”면서 “가맹점의 문제도 아니고 본사 회장의 개인적인 실수로 인해 왜 가맹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것은 물론 죄 없는 가맹점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는 최 회장은 정작 서울 강남경찰서의 출석조사 통보에 건강 상의 이유를 들며 소환 조사 연기를 요청했다.

‘똥 싸는 놈 따로, 치우는 놈 따로’라는 말이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은 아닌가 싶다.

문제는 호식이두마리치킨처럼 오너의 잘못으로 인해 가맹점들이 타격을 입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미스터피자 역시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인해서 가맹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당시에도 온라인 등을 통해 미스터피자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가맹점들이 이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사건 이후 반년 만에 가맹점 60곳이 문을 닫고 매장당 매출 평균도 30% 이상 감소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MP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지만 그럼에도 정작 문제를 일으킨 본사 측의 지원이나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가맹점들은 본사의 이미지를 통해서 장사를 하는 만큼 본사나 오너가 부도덕한 사건을 저질렀을 경우 타격이 엄청날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태 발생 시 가맹점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대비책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창업에 뛰어들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프랜차이즈 업계 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이 높은 관심을 받는 때인 만큼 보상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와 관련된 법이 하루 빨리 정비되고 작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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