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유업계 ‘탈중동’ 추세, 더욱 박차 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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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유업계 ‘탈중동’ 추세, 더욱 박차 가해야
  • 변효선 기자
  • 승인 2017.05.3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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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정유업계의 ‘유종 다변화’ 행보를 환영한다.

최근 정유업계는 그동안 유지해왔던 중동 일변도의 원유 수입 기조에서 벗어나 경제성 있는 원유를 찾아나서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올해 1분기에 러시아 석유업체 루코일로부터 러시아 우랄산 원유 100만배럴을 수입했다. 국내 정유업계가 러시아 우랄산 원유를 들인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GS칼텍스도 지난해 말 미국의 원유 금수조치가 해제된 이후 국내 정유사 최초로 미국산 원유 200만배럴을 수입했다. 최근에는 러시아 우랄산 원유 70만배럴을 들여오기도 했으며, 6월에는 미국산 원유 50만배럴을 추가로 구매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010950] 역시 각각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생산된 원유 200만배럴과 아프리카 알제리산 원유 66만배럴을 들여오면서 원유 도입선 확대 행렬에 동참했다.

이들 정유사의 원유 도입선 다변화는 각 사의 경제성 있는 원유 확보 뿐 아니라, 중동에 대한 협상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산유국들이 석유의존도를 빌미로 웃돈을 얹어 판매해오던 ‘아시아 프리미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이 이러한 움직임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는 최근 아시아에서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으로 최근 이 지역에서 공급하는 6월 원유 가격을 40센트 가량 인하했다. 사우디는 5월에도 아시아 국가에 대한 판매가격을 30센트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국내 정유사들이 새 원유 도입처 확보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도 중동산 원유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산 원유 수입량 역시 9억2620만배럴로 85.9%를 차지했다. 비(比)중동 국가로부터 현재까지 도입해 온 원유 대다수가 스팟성(일회성)에 그쳤다는 측면도 아쉬운 대목이다. 정유업계의 더욱 적극적인 ‘탈 중동’ 움직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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