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정규직 문제, 이분법적 접근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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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정규직 문제, 이분법적 접근 지양해야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05.29 17:24
  •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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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청원경찰이나 청소하시는 분들의 경우 실질적인 은행 업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분들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 은행 관계자)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 이슈가 은행권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은행권 역시 공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제로 방안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은행권의 경우 정규직-비정규직의 이분법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은행권의 경우 일찍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소위 '무기계약직'에서 찾았다.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는 대신 일반 공채와 달리 임금 및 복지 부분에서 다소 차별을 받아왔다. 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은행은 아예 무기계약직 자체를 없애기도 했다.

사실상 비정규직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란이 됐던 비정규직 문제는 해당 기업의 업무 외적인 분야에서 불거져 왔다.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공기업들 역시 파견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방안이 기존 용역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반대편에서는 기업과 용역업체간 기형적 고용구조가 노동자들의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사실 용역업체로부터 고용된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은 비용절감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 역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다. 오히려 내부 직원들이 꺼려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내에서까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

혹자는 수백대 1의 바늘구멍 경쟁을 뚫고 정규직 타이틀을 땄더니, 이제는 모든 직원들에게 똑같은 처우를 약속하는 것이 오히려 불평등이 아니냐는 주장도 내놓는다.

물론 상이한 노동에 대한 대가가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고용안정과 함께 노동자로서 누려야할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해주는 것이 좀더 나은 사회로 가는 길임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밥그릇 문제로만 보는 근시안적 태도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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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2017-06-11 15:37:25
지나가던 사람2님 지적하나 합시다 같은 공간에서 상시적인 안전업무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면 은행가서 단 한달만이라도 정식 채용되어 청원경찰로 근무해보시길 바랍니다.
스스로 들으려하지않고 객관적인 업무정의만 가지고 오셨는데 영업점이라는 곳은 고객과 마주대하는 곳입니다.
청원경찰은 안내업무도 하며 서비스 평가도 받고 지점에 이익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안전업무도 겸합니다.
이게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는게 아니라면 무슨 말이란 말입니까??

지나던 사람2 2017-06-01 16:19:08
은행 업무는 예금 대출 뿐만 아니라 심사, 연금, IB, WM 등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업무가 훨씬 더 많습니다. 청원경찰들이 처우 부분에서 불만을 갖는 건 이해하지만 은행원하고 똑같은 일을 한다는 건 좀 비약인듯. 희한한건 기사 내용은 은행에 불편한 내용인데 왜 욕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ㅋㅋ 제대로 읽어보고 댓글을 다시길

지나던 사람 2017-06-01 15:55:29
매일일보 편집장은 세상돌아가는 세상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르는 기자를 두고 일하고 있어 좋겠네요
그리고 편집장이란 사람이 이런 글을 읽어보고 기사내라 했단생각이
기자나 편집장이나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드네요
매일일보의 발전이 심히 걱정되네요

은행경비인데요 2017-05-31 21:00:18
모은행관계자 참 한심하네여 저는 은행 경비원입니다. 저희 경비원은 실질적인 은행 업무와는 거리가 있다는 말이 좀 이해되질 않습니다. 인사, 고객상대, 은행보조업무, 파출수납할때 같이 가고, 고객이 요청하면 심부름도 가고하는데. 이런건 은행업무가 아니고 어떤업무인가요?? 이런 기사들이 참 마음 아프네여..;;모은행관계자 청경은 아무것도 안시키나봐여?? 객장 지키는것만 시키는가봐여? 차라리 번호표 앞에 인사하는 로봇을 세워두시는게 .. 기자님아!! 모은행 관계자 인터뷰하지말고 모은행 파견근로자(경비원) 인터뷰를 좀 해보시지요..ㅜㅜ

지나가는이 2017-05-30 17:04:47
열심히일하는사람들이라생각됩니다.
고된노동에합당하는급여와복지가주어져야보네요.
삶의질도중요하다생각되는데요.은행직원들만큼
급여는바라지도않아요.
중간에서임금착취못하게그냥정규직시켜주면책임감을더욱느끼겠죠.
소외감과박탈감을떨칠수있게그분들한테도정규직의기회를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