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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북라이프,마라토너가 된 페미니스트 ‘그녀가 달리는 완벽한 방법’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10년간 우울증과 약물에 빠진 여자에서 보통의 행복·보통의 자유를 향해 달려 마라토너가 된 한 페미니스트, '카트리나 멘지스 파이크'의 <그녀가 달리는 완벽한 방법>이 북라이프에서 출간됐다

42.195킬로미터 편견과 두려움에 맞선 뜨거운 발걸음

“50년 전 보스턴에서 일어났던 일은 내 인생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
2017년 4월 17일,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캐서린 스위처는 등번호 261번을 달고 42.195킬로미터를 완주했다.

50년 전인 196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달았던 그 번호다. 캐서린 스위처는 당시 남성의 영역이던 마라톤에 참가해 주최 측의 격렬한 제지에도 불구하고 풀코스를 달렸다.

그녀는 ‘달리는 여성’을 수면 위로 끌어내고 마라톤에 있어서 견고했던 ‘금녀의 벽’을 사라지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도 달리기를 하는 여성들이 온전하게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 2천 명의 여성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3분의 1가량이 혼자 달리기를 하며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고 3분의 2는 혼자 달릴 때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저자는 비행기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10여년 간 약물과 우울증에 빠져 있던 한 여성이자 ‘달리는 여성’이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그녀는 달리기를 통해 비로소 기나긴 우울의 터널에서 해방된다.

하지만 곧 ‘달리기를 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겪게 되고 수 세기 동안 억압되어 왔던 여자의 위치에 대해 들여다보게 된다. 그녀는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느낀 놀라움은 이전에 읽은 달리기 관련 책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달리는 여성의 자유를 위해 직접 책을 쓰기 시작한다.

캐서린 스위처처럼 용기 있는 여성들의 활약은 많은 이들의 생각에 균열을 낳으며 변화를 가져왔다. ‘그녀가 달리는 완벽한 방법’에서는 캐서린 스위처뿐만 아니라 역사가 기억해주지 않는 ‘달리는 여성’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왜곡된 한 줄 기사로 소개된 여성 마라토너들. 자유 의지를 갖고 그저 세상과 달리고 싶었던 그녀들의 욕망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왔는지 보여준다. 또한 책, 그림,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드러나 있는 여성의 달리기를 바라보는 폭력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그녀가 달리는 완벽한 방법’은 달리기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규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카트리나 멘지스 파이크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달리는 여성에게 ‘세상’이 보내왔던 협박과 경고의 메시지를 유쾌하면서도 단호하게 거부하며 여자들이 얼마나 자유롭고 즐겁게 달리는지 직접 온몸으로 자신의 삶으로 보여준다.

또한  페미니즘 이론과 문학 이론, 문화 비평을 감동적인 개인사와 함께 엮어 달리기가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흥미롭고 재치 있게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김종혁 기자  kjh@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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