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경품을 알면 국내 경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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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경품을 알면 국내 경기가 보인다?
  • 황정은 기자
  • 승인 2010.09.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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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서 자동차까지… 시장 분위기 따라 경품도 천차만별

▲ GS샵 홈페이지 메인 화면
[매일일보] 홈쇼핑 경품이 날로 새로워지면서 국내 경기 지표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호황일 때와 불황일 때 홈쇼핑에서 제공하는 경품의 종류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GS샵은 추석을 앞두고 오는 11일과 12일 프린세스그릴과 해피콜 다이아몬드 프라이팬, 가마솥 중탕기 오쿠, 코렐 핑크 데이지 등 주방용품을 구매하는 고객 전원에게 9만9000원 상당의 ‘WMF 믹싱볼 2종’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GS샵은 지난달 29일에도 주방가전과 주방용품 구매고객 전원에게 6만9000원 상당의 ‘로얄 알버트 유리도마 2종’을 사은품으로 증정한 바 있다.

이는 점차 국내 경기가 호조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주방 용품에서도 ‘명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주부들을 공략한 행사다.

임원호 GS샵 전무는 “경기가 회복되면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던 연초부터 이번 추석을 겨냥해 주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갖고 싶어하는 명품 주방 브랜드 상품을 사은품으로 주는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기획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는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와 ‘명품’ 공략의 판촉행사가 눈에 띄지만 불과 1~2년 전인 지난 2008년과 2009년만 해도 생계형 이벤트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고가의 화려한 사은품보다는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필품들이 더 인기를 얻었던 탓이다.

생필품은 돈 주고 사자니 아깝고 안 사자니 그럴 수 없는 품목인 만큼 이를 사은품으로 내 건 것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생필품이 언제 사은품인 적이 있었냐는 듯이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고액의 사은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GS샵에 따르면 경기 호황기에는 운 좋은 몇 명에게 대규모 경품을 몰아주는 일명 ‘대박형’ 경품 행사가 주로 펼쳐졌다.

2000년을 전후로 대형TV와 김치냉장고, 컴퓨터 같은 고가 가전이 단골 경품으로 등장했고 이후 유통업계의 경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형자동차와 수입자동차, 명품 오토바이, 해외여행 상품권 등이 경품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부동산 열풍이 일던 2005년을 전후해서는 아파트 등 부동산이 사은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2004년 GS샵이 17평형 아파텔과 서산 간척지 600평 등을 경품으로 내건데 이어 2005년에는 잠실의 아파트를 경품으로 제공한 것.

이후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들의 삶을 동경하는 젊은 층이 증가했고 홈쇼핑업체는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이벤트에 초점을 맞췄다. 홈쇼핑 업체들은 앞 다퉈 ‘명품 가방’을 경품으로 내놓으며 럭셔리 마케팅을 펼쳤고 같은 시기 수입차들도 경품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불황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홈쇼핑 판촉행사는 몇 명에게만 대박 상품을 몰아주는 대신 규모가 작더라도 모든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사은품을 증정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지난 2008년 말 GS샵이 모든 구매고객에게 ‘삼양라면 1박스’ 씩을 증정했고 이후 라면과 휴지, 쌀, 식용유 등 생필품은 홈쇼핑의 단골 사은품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금값이 연일 치솟으며 금이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한 2009년에는 추첨을 통해 순금을 경품으로 증정해 호응을 얻었으며 친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에코백’이 단골 사은품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의 사은품은 그야말로 ‘선물’로 제공되는 것이기에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적극 반영하게 된다”며 “경기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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