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들, 수모 당하는 소녀상 "이대로 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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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민들, 수모 당하는 소녀상 "이대로 둘 수 없다"
  • 강세민 기자
  • 승인 2017.04.22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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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에서 최모(36)씨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설치하려다가 실패한 뒤 박정희 흉상을 든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강세민 기자)

[매일일보 강세민 기자] 부산 소녀상이 또한번 수모를 당했다.

이른바 '진실국민단체'가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옆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설치하겠다고 나섰고 현장의 시민들과 부산 동구청의 제지로 무산됐다.

앞서 이 단체의 대표는 지난달 소녀상 옆에 쓰레기를 갖다놓은 사람으로 알려졌다.

21일 오후 3시 무렵.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청년이 조형물을 들고 소녀상 옆으로 다가와 조형물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동구청 관계자와 시민들에 의해 제지당한 것.

'진실국민단체' 최모(36) 회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청년은 시민들과 동구청 직원들과의 격한 몸싸움 끝에 조형물 설치가 무산되자 현장에서 즉시 기자회견을 갖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세력이 있음을 고발 한다"며 “한일동맹을 파기 하려는 세력들을 규탄한다. 애국동지 여러분이 행동해 달라”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최 씨의 기자회견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물러가”를 외치면서 야유를 보냈다.

현장을 지나다 이 광경을 목격한 중구 동광동에 사는 A모 씨는 “국적이 의심스럽다”며 “도대체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주부 B모 씨도 “마스크는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부끄럽기는 한 모양”이라며 한심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소녀상을 설치한 시민단체는 최 씨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오히려 그가 소녀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모욕한 것이라 주장하며 소녀상을 보호할 수 있는 부산시 조례 안을 하루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부산 동구청은 흉상 설치를 불허하고 현장에서 흉상 하나를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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