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광범위한 PB보다 소수 巨富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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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광범위한 PB보다 소수 巨富에 집중한다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3.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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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대신 등 증권사들도 초고액자산가(HNW) 공략 박차
HNW 기준은 1억~10억원으로 다양해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선택과 집중’ 흐름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금융위기 이후 부유층 부가 줄어들면서 광범위한 PB 고객층을 두루 아우르기보다는 ‘거부’에 속하는 초고액자산가(HNW·High Net Worth) 고객층을 집중 공략하려는 금융회사의 움직임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HNW 고객을 겨냥한 프라이빗뱅킹(PB) 부문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의 통합점포 열풍을 타고 HNW 특화 서비스를 갖추는 곳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명동으로 사옥을 다시 옮긴 대신증권은 신규 개설하는 영업점에 바자회, 전시회 등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HNW존’을 마련했다. HNW 고객만을 위한 오프라인 점포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HNW 부문의 PB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금융상품에서부터 문화 등 소양과 역량 강화를 위한 스터디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HNW 고객에게 WM 세미나와 일대일 세무 컨설팅, 문화 마케팅(문화클래스, 공연관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고액자산가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HNW 부문의 특징이다. 증권사들은 자산운용사 등의 계열사와 함께 HNW 고객층을 겨냥한 사모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HNW 기준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자사에 10억원을 맡긴 고객을 기준으로 하는 한국투자증권과 1억원부터 포함하는 대신증권 등 다양하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아예 ‘거부(巨富)’급 초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HNW 서비스에 주력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아시아 자산운용부문은 올해 안에 홍콩과 싱가포르에 HNW 운용부문을 신규 가동할 계획을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자산시장이 주춤한 사이, 급성장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고액자산가 층의 수요를 노린 사업구조 개편이 일어났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2000만달러가 넘는 슈퍼리치 고객들을 위주로 운용 업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도이체방크 아·태지역 자산운용에서 기준으로 삼는 HNW 자산규모는 500만~2000만달러(56억~225억원)이다. 도이체방크는 작년에 홍콩에 25명의 관련 업무 매니저를 추가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흐름은 JP모간 등 외국계 금융회사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계 회사들은 그간 아시아 PB 시장에 기울였던 관심을 향후 HNW 고객층으로 옮겨 주력 부문을 좁힌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아시아 PB 시장에서 660억달러(75조원 상당)의 운용자산을 굴리며 아시아 8위의 입지를 다졌던 도이체방크가 HNW 주력으로 전략을 선회한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HNW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안정적인 투자성향이 많아지면서 HNW 고객들의 수요도 자산관리(WM)뿐만 아니라 세무, 상속과 같은 부문에 몰리는 추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HNW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대해 맞춤형 상담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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