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 번…재부상하는 ‘베트남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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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 번…재부상하는 ‘베트남 투자’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3.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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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투 리서치센터 “中 이어 유망 신흥국, 베트남”
“금융위기 거치고 경제회복기…중화권·아시아로 수출 다변화”
베트남펀드 1년 수익률 6%대 ‘호조’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2007~2008년 엄청난 베트남 투자 붐이 일었을 때 투자한 분들이 아직 원금회복을 못한 경우가 있을 정도로 해외주식 실패 사례로 부각이 됐었는데 그때와 지금 베트남이 뭐가 달라졌기에 투자하느냐”라고 의문을 표한다면 “여러 구조조정을 거치고 성장률이 2012년부터 계속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이승준 해외주식팀장은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22일 신한금융투자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개최한 ‘4차 산업혁명 특별기회 해외주식 세미나’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중국 다음으로 유망한 신흥시장으로 베트남을 꼽으며 선정 기준으로 성장성 강화와 외국인 시장 개방 측면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을 보면 선진국은 120%인 반면 신흥국들은 보통 100% 정도, 중국은 60%대 정도에서 후강퉁을 통해 외국인에게 시장을 개방했다”며 “베트남은 아직 30% 정도 되지 않아 잠재력이 발현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외국인 지분한도를 100%까지 확대하면서 시장 개방 기대감이 한층 고조됐다는 시각이다.

금융위기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거쳐 성장기반이 달라졌다는 주장도 제시했다. 미국 위주의 수출 구도가 중화권과 아시아 지역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중국, 멕시코 등지 국가에 관세를 높이는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베트남의 경우, 이미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이니 농수산품과 해산품, 섬유의료 가공품 등에 평균적으로 다른 품목 대비 2~3배 높은 관세를 지불하며 수출하고 있으므로 관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게다가 최근 베트남 수출 증가율을 주도하고 있는 건 미국이 아니라 중화권과 아시아 지역이므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향후 베트남 성장이 약화될 우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2위 수출국가인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가 내년 발효되면 수출국 다변화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새로 시장에 진입한 상장 종목 위주로 주가가 치솟으면서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끄는 추세는 과열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베트남판 다우지수인 ‘VN지수’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717.44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영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신규 상장종목이 내부적으로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는 또 다른 효과가 주식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며 “작년부터 상장된 종목을 빼고 보면 아직까지 전고점을 뚫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만큼 상장주 열풍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장종목에만 극심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그 외 종목들은 소외되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증시 상승세를 타고 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작년 한 해 호조를 보였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수익률이 집계되는 베트남펀드 6개의 해당 기간 평균 수익률은 6.31%였다. 손실을 낸 2개 펀드를 제외하면 8~17%대 수익을 올렸다. 14개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51%로 집계됐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도 상승 국면에 접어들 여건이 조성됐다고 봤다. 2007~2008년 베트남 국영기업들이 대출을 통해 투자 붐을 일으켰다가 버블이 붕괴되면서 계속적인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 정책적인 부동산 부양정책도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베트남 주식시장보다 부동산 시장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 현황. 자료=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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