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산울림,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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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울림,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7.03.2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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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산울림 개관일자에 맞춰 매년 봄에 공연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파리의 뒷골목 작은 소극장에서 초연 당시 몇몇의 대학생들과 소수의 지식인 관객이 지켜봤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논쟁의 중심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 작품은 1969년 노벨문학상 수상과 함께 활발한 논의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금은 전 세계 각계 각층의 관객들이 고도를 찾는다.

연출가 임영웅은 "47년간 쌓이고 농익은 이번 공연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최고의 완성도를 갖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라며 "더블린, 아비뇽, 폴란드, 일본 등의 해외에서도 수많은 초청공연과 함께 언론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던 작품으로  1969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사랑 받으며 해마다 기다려지는 무대"라고 말한다.

 [시놉시스]  

시골길. 앙상한 나무가 한 그루 서있을 뿐 아무 것도 없다. 그 나무 아래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실없는 수작과 부질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어서 포조와 그의 짐꾼 럭키가 등장해 많은 시간을 메운다. 그리고 그 기다림에 지쳐갈 때 쯤 한 소년이 등장하여 말한다. ‘고도씨는 오늘 밤에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시겠다고 전하랬어요.’ 이렇게 어제인지, 오늘인지, 혹은 내일일지 모르는 하루가 저물어 가는데.....

 고도를 기다리며의 기다림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고, 더욱 부조리한 것은 약속의 시간도, 장소도, 목적도, 그리고 무엇보다 그 대상도 불확실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해’라는 말은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주문처럼 고도와 디디를 지루한 기다림의 현실로 불러들인다. 과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이 각자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일지 끝나지 않는 줄타기가 계속된다.

 작가 사뮈엘 베케트 <1906~1989> 아일랜드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 

  <고도를 기다리며> 발표 전에 이미 <몰로이>, <말론 죽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것> 등의 소설을 발표해 온 실험적인 작가.  1953년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 이후 파리에서만도 300회 이상의 장기 공연과 세계 50여 개 나라에 번역돼 공연되면서 연극계에 혁신적인 충격을 가져왔다.  

작품은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그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영국의 연극학자인 마틴 에슬린이 이 작품에 대해 ‘부조리 연극’이라고 명명함으로써<고도를 기다리며>는 반연극 또는 부조리 연극이라는 새로운 연극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지난해 금관문화훈장을 수상한 임영웅은 희곡 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풀어내는 연출가다. 현장에서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정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 온 그의 이력들은 그 자체로 한국 연극사의 사건들이다. 

그의 전 방위적인 연출 이력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하나의 정점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8차례나 이어진 해외공연, 초연 이후 각종 연극상 13회 수상,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산울림 소극장에서 20여차례의 정기공연 등, 그의 연극 인생에서 ‘고도를 기다리며’ 는 숙명적인 동반자다.

불문학자이자 소극장 산울림 대표인 오증자씨는 "나에게 있어서 ‘고도...’는 작품의 번역자로서, 무대화의 기획자로서 특별한 의미와 관계를 지녀왔다. 대사와 장면들을 거의 다 외우다시피 익숙해 있는 내가 무대를 바라보며 번번이 발견하는 기쁨은 <아, 바로 저거다>라는 탄성과 놀라움이다. 줄거리도 드라마도 없는 연극, 남녀 간의 사랑도 없는 메마른 연극 ‘고도...’가 우리에게 지루함과 생경함과 그러면서도 신기한 재미를 주는 까닭은 바로 그 무대가 우리들의 일상이고, 다시 말해 우리의 인생이기 때문이다."라고 전한다.

1969년 12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뮈엘 베케트의〈고도를 기다리며〉의 한국초연으로 어렵고 난해한 연극으로만 알았던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를 관객들에게 연극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만들며 ‘부조리극은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연극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이 공연을 계기로 탄생한 극단이 바로 산울림이다.

1985년 소극장 산울림 개관 이후 30년 동안 완성도 높은 국내외 문제작을 지속적으로 공연하며 한국연극영화예술상 대상 및 작품상(1970), 동아연극상 연출상(1986) 및 대상(1987), 대한민국예술원상(1995), 한국백상예술대상 대상(1986,2000) 및 연출상(1969, 72, 86, 2000) 등 각종 연극 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소극장 운동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받고 있다.

이후 극단 산울림은 47년 동안 총 150여편의 번역극과 창작극 등 수준 높은 공연을 통해 각종 연극상과 문화예술상을 80여 회나 수상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극단 중 하나로 성장해 왔다.

연출가 임영웅, 기획자이자 번역가이며 소극장 산울림의 대표인 오증자는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 1985년 3월 3일, 극단 산울림 자체 전용극장인 〈소극장 산울림〉의 문을 열어 오늘에 이르게 됐다.

소극장 산울림은 30여년간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며 좋은 무대만을 고집해온 극장이다. 공연예술 전 분야를 통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무대를 추구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유서 깊은 소극장에선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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