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외면' 공사에 주민들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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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외면' 공사에 주민들 '벌벌'
  • 한종해 기자
  • 승인 2007.01.05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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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2동 교회 교육관 신축현장 주민 Vs S건설 대립 '격화'

경기도 광명시 철산2동 D교회 교육관 신축 공사현장에서 주민들과 시청 공무원, 시공사 측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9월 교회 옆의 주택 4채를 철거하고 공사를 시작해 현재는 지하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 그런데 공사현장과 불과 1미터도 떨어져있지 않은 주택 2채의 담벼락과 주택 벽면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원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안전진단도 하지 않고 공사를 시작한 시공사 S건설(인천지역건설업체)과 수차레의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구체적인 조치도 취해주지 않고 있는 시청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지난 9월 주택 4채의 철거로 공사가 시작되고 이후 공사현장 주변의 주택벽면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현장에서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시공사 측은 그러나 안전진단업체가 이미 안전진단을 하고 있으니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리라는 말뿐, 공사는 계속 강행되었다.

S건설 측의 안전진단 결과는 ‘안전’. 그렇지만 이를 믿지 못한 주민들은 주민들의 앞에서 재측정을 요구했다. 처음의 안전진단 결과는 공사전과 공사후의 외부 건물 벽체 균열게이지를 비교했을 때 위험도가 0.01~0.09. 그렇지만 주민들의 앞에서 재측정을 했을 때는 위험도가 0.38~3.60으로 최대40배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재 측정수치 원본을 복사하여 시청에 제출했지만 시청 측은 묵묵부답. 공사가 진행될수록 벽의 균열은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무조건 공사 진행

공사 때문에 주택 내벽과 외벽에 심각한 균열이 가는 피해를 입은 주민 김명윤(42ㆍ여)씨는 “S건설 측에서 공사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면 공사를 중지시킬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보상 여부를 회사와 합의 중에 있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라는 말로 시간을 끌고 공사를 계속진행 시켰다”고 전했다.

공사장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시도 때도 없이 공사차량이 인근도로를 무단점유해서 통행이 불편하고 아침 저녁으로 교통난이 빚어진다”고 토로했다.

공사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먼지 때문에 아이들을 밖에 내보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달 15일 주민들과 시공업체가 충돌했다.

주민들이 공사 진행을 막아서자 S건설은 20~30명의 용역을 동원, 공사현장 진입로부터 공사 현장까지의 도로를 봉쇄했다. 공사현장에 레미콘차량이 진입을 시도하자 주민들은 차량을 막아서며 진입을 저지했고 용역들과의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피해주민 김명윤씨의 남편 이상철(41ㆍ철산2동)씨는 레미콘 차량위로 올랐고, 이어 용역 중에 한 사람이 이씨를 끌어내면서 밀쳐, 결국 이씨는 땅 바닥에 굴러 떨어지며 쓰러졌다. 이씨는 오류동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지금은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달려온 철산 지구대 경찰들 역시 현장을 바라볼 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경찰, ‘왜 자꾸 귀찮게 하느냐’

김명윤씨는 “경찰들에게 중재를 요청하자 경찰들은 ‘내가 어떻게 해주 길 바라느냐, 왜 자꾸 귀찮게 하느냐’며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전해왔다.

공사차량의 도로 무단점유 역시 심각했다. 공사현장 인근 도로를 모두 점유한 상황이어서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차량들이 이중, 삼중으로 엉키기도 했다. 공사차량을 막기 위한 주민들의 차량까지 엉켜, 주민들의 질타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교회에서 민원을 야기하면서까지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이냐”, “교회가 도로 전세 냈냐”, “점유허가 받았냐”, “주민위해 교회가 있어야지, 사이비 교회냐”며 원성들이 터져 나왔다.

결국 시청 공무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경찰서 중재로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제안으로 대립은 일단락됐다.
주민들의 불만은 시공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광명시장 “이제 와서 손 벌리지 마라”

시청의 입장에 더욱 분노하고 있는 상태. 김명윤씨는 “광명시장 이효선씨가 현장에 방문했고 안전진단을 지시, 주민들이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때까지 공사 중지를 요청했지만 시장은 ‘(안전진단결과가 나오는)15일 동안 무너지진 않겠네’라고 말하면서 공사 진행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주민들이 “그러면 15일 동안 인명피해나 재산피해가 있으면 시에서 책임 지겠냐”고 묻자 “시장은 ‘지금까지 막지 못한 일을 이제 와서 시에 손을 벌려놓고 시에다가 책임을 지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며 시장의 무책임함을 질타했다.

이와 관련 광명시청 도시계획과 한 관계자는 “이미 굴착공사가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에서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지 중지해야 하는지의 여부를 알 수 가 없다”며 “시에서는 안전진단결과를 100% 수용해 행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S건설의 정 모 이사는 “처음 철거공사는 우리가 진행한 것이 아니고 교회측에서 진행한 것이다”며 “공사시작 전 필요한 안전관련 검사는 철거업체가 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안전공사 때문에 공사가 일시중지 된 상태이고 우리는 안전진단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피해주민들에 대한 보상 문제에서는 “안전진단업체가 요구하는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그에 따르는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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