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10조 베팅’ 뛰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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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10조 베팅’ 뛰어드나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2.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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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가 10조원 이상 전망…비용대비 인수 시너지 관건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일본 반도체 기업 도시바가 낸드사업부 지분 매각 규모를 늘리기로하면서 SK가 과감한 베팅에 나설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당초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 지분 19.9%를 매각하려했으나, 최근 이 같은 계획을 수정해 지분 50% 이상을 매각하기로 했다.

규모는 우리 돈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기간도 최장 1년 연장되며, 이르면 오는 24일 재입찰이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SK하이닉스[000660]를 통해 지난 1차입찰에 참여했다. SK 측은 정확한 금액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3조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는 최근 반도체 사업 강화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2025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청주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는 LG계열의 실리콘웨이퍼 생산업체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도시바 인수를 통해 낸드플래시 분야의 경쟁력 확대를 모색 중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3분기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20%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0%가량의 점유율을 보유한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게 될 경우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르며 1위인 삼성전자(38%)와 선두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수금액이 대폭 상승한 점이 부담요소다. 당초 제시했던 금액의 3배 이상의 자금을 새롭게 조달해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시바가 보유한 3D 낸드플래시 기술력이 어느정도 수준인지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이미 자체적인 3D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바의 기술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굳이 인수할 가치가 없다.

일본 내 여론이 해외매각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일본 재계는 현재 도시바의 낸드사업부 매각으로 주요 인력과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자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기술을 경쟁국에 넘기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압박을 뚫고 도시바를 품기 위해선 시장에서 관측하고 있는 10조원보다 더 과감한 금액을 베팅해야하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을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도시바 인수 강행 여부는 최태원 회장의 결단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부문의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인 SK에게 도시바는 분명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다만 비용이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만큼 앞으로 도시바가 내놓을 구체적인 매각 조건과 비용대비 인수 시너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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