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립대, 실습비 부족에도 ‘행사·홍보비’ 늘려
상태바
일부 사립대, 실습비 부족에도 ‘행사·홍보비’ 늘려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7.02.16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여건 관련 지출 오히려 줄어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전국 사립대학교들이 교육과 연구활동과 관련이 없는 홍보비와 업무추진비 등 소모성 경비를 매년 2100억원 이상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계기구매입비나 실험실습비 등 학생들의 교육여건과 관련된 지출은 해마다 줄어들어 대학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민간연구기관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1∼2015년 전국 147개 사립대 소모성 경비를 분석한 결과 사립대 39곳은 교육여건 관련 지출을 줄이고 소모성 경비를 오히려 늘렸다.

이들 대학의 소모성 경비(홍보·행사·업무추진·회의비 등) 합계는 2011년 2167억6500만원에서 2012년 2178억7900만원, 2013년 2132억4900만원, 2014년 2143억1900만원, 2015년 2105억8900만원으로 매년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반면 전국 사립대의 교육·연구활동 여건 지출액은 2011년 8689억5300만원, 2012년 8194억원, 2013년 7508억8600만원, 2014년 7425억7100만원, 2015년 7078억3300만원으로 4년 새 18.5% 줄어든 1600억여원이 감소했다.

또 재학생 1인당 교육여건 비용은 2011년 65만3000원에서 2015년 52만3000원으로 20%(13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이 지출한 2015년 소모성 경비 내역을 살펴보면 홍보비는 고려대가 약 29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남서울대가 28억2000만원, 경동대가 27억8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행사비는 연세대가 93억5000만원, 고려대 38억원, 대전대 32억3000만원 순이었다.

업무추진비는 고려대 7억5000만원, 건국대 6억8000만원, 한국기술교육대 6억2000만원 등이었고 회의경비는 연세대 9억4000만원, 가천대 4억5000만원, 경희대 4억5000만원 등이 지출 상위권이었다.

교육부가 회계연도마다 사립대에 예산편성 유의사항으로 소모성 경비 예산부터 최소화하라고 강조하지만 사립대들은 소모성 경비 규모는 그대로 유지한 채 교육여건 관련 지출을 오히려 줄이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등록금 동결로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종 행사가 겹쳐 어쩔 수 없이 소모성 경비를 늘린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업무추진비는 대폭 줄었고 교육여건 관련 지출은 소폭 감소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사립대들이 정부의 등록금 인상 제한을 이유로 재정난을 호소하면서도 소모성 경비를 유지하기 위해 교육여건 관련 지출을 계속 줄이면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등록금 억제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대학에 재정지원을 확대해 고등교육의 질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