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만 잡는 특검, 기업들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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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만 잡는 특검, 기업들 엇갈린 희비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2.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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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기업 수사 불가능’ 입장에 SK·롯데·CJ 등 안도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 위기에 경영차질 심화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유독 삼성에만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사태와 연루된 다른 기업들은 특검 수사를 피해 올해 경영전략 추진에 집중할 수 있게 됐지만, 삼성은 또 다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구속 위기로 경영차질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특검이 삼성 외 다른 대기업 수사가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다음 타깃이 될 것으로 우려했던 기업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 “수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대기업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하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다른 대기업에 대한 공식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와 롯데, 포스코, CJ 등은 특검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특검의 수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다시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은 수사에 대한 부담을 던 채 경영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구속 위기로 사실상 경영계획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특검은 지난 14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결과는 17일 새벽께 나올 전망이다.

기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삼성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이 부회장 등의 구속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은 막대한 경영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장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17일(현지시간) 열리는 하만의 주주총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주들이 인수가격을 문제로 삼성에 매각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삼성 수뇌부의 구속 소식이 전해질 경우 반대의견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미래먹거리고 삼고 있는 전장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인수해야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특검의 칼날이 집요하게 삼성만을 파고들면서 경영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주요 M&A 활동의 결과조차 낙관할 수 없게 됐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 참석도 사실상 불가능, 각종 중요한 경영현안을 결정해야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아직 정기인사와 조직개편도 단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영부담만 가중되는 셈이다.

더욱이 향후 이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가 확정될 경우 삼성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과 영국 뇌물수수법 등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은 특검이 제기한 혐의를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결코 없다”며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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