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이사회 앞두고 풍전등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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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이사회 앞두고 풍전등화 위기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2.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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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 속속 탈퇴…해체 압박 가속화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사회를 앞두고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졌다. 

LG에 이어 삼성이 공식적인 탈퇴 절차를 밟은데 이어 현대차와 SK 등도 탈퇴 형식과 절차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요 회원사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23일 열릴 정기총회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전경련의 쇄신안과 차기 회장 선임, 올해 예산 및 기업별 회비 등을 다루게 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그룹이 공식적으로 탈퇴의사를 밝히면서 전경련의 향방에 비상등이 켜졌다.

삼성은 지난 6일 전경련에 삼성전자의 탈퇴원을 제출한 데 이어 삼성생명보험,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증권, 삼성화재해상보험,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카드, 삼성SDS 등의 탈퇴원을 접수했다.

LG그룹도 삼성보다 앞서 탈퇴원을 접수했고, 현대차와 SK는 탈퇴서만 내지 않았을 뿐 전경련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조만간 탈퇴원을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경련의 4대 그룹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의 탈퇴는 협회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2015년 기준 전경련의 운영비용은 500여억원인데, 이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LG가 납부하는 회비가 70%에 육박한다.

물론 롯데·한화·한진·GS 등이 전경련의 존속을 지지하고 있지만, 전경련을 둘러싼 부정의혹이 심화되고 있어 앞길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정경유착 의혹을 받는 가운데 어버이연합의 관제데모 비용지원, 단체여행 비용 지원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비난이 가열되고 있는 것.

문제는 상황이 타개할만한 개선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경련은 정기총회 전까지 쇄신안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으나, 회원사들의 호응이 부진해 의견수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회장의 후임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경련이 관료출신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할 전경련이 관료출신을 영입할 경우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그룹의 탈퇴로 전경련이 사실상 재계의 대표 창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긴 어렵게 됐다”며 “현재로서는 이사회와 정기총회가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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