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가 리더’의 바보 행세와 대통령직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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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국가 리더’의 바보 행세와 대통령직 알박기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7.02.01 11: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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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편집부장

[매일일보] 최근 몇 달 사이 우리는 국가 지도층에 있는 인물들이 스스로 “나는 바보로소이다”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연일 미디어에서 접하고 있다. 자신이 저지른 부도덕하고 사악한 범죄 행위 혹은 책임 회피에 대해 변명을 하다보니 논리적 귀결이 ‘바보 행세’로 이어지는 것이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월 20일 자신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해 지시하거나 보고받았음을 인정하면서 “불법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유신헌법 초안을 혼자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법률 전문가로 명성이 높은 김 전 실장이 말이다.

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국회 국정조사에서 초지일관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작성이나 운용에 개입한 적 없다”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이렇게 우이독경식 태도는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김기춘·조윤선 두 사람의 이러한 ‘바보 행세’는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물론 뇌물죄 피의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처럼 박 대통령으로부터 최씨 쪽에 돈을 주라는 내용의 문서를 건네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내용을 보지 않고 회사 실무자에게 그냥 내려보냈다’는 주장으로 구속 피하기에 성공한 사례도 있기는 하다.

‘바보 행세’의 끝판왕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1월 10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심판 답변서를 통해 국민 대다수가 TV보도만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던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상황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고 관련 지시를 내렸다”면서 스스로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처참히 낮은 지능임을 자백(?)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 달 25일 한 인터넷방송을 통해 1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의 소위 ‘육성 반격’을 통해 자신이 저지른 잘못 자체를 이해할 능력은 물론 스스로 자초한 국가 혼란 상황을 수습해 자진 사퇴할 의지조차 전혀 없음을 재확인 시켜주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1일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탄핵 정국이 시작된 배경에 대해 “대통령의 40년 지기 최순실씨가 고영태 더 블루K 전 이사와 불륜에 빠지면서 시작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언뜻 그럴 듯해 보이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능력조차 없는 이렇게 질 떨어지는 대리인단을 선임하고, 그 대리인단이 수준 낮은 주장을 당당하게 내놓는 것을 용인함으로써 박 대통령은 자신이 국가지도자로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무능력자’임을 스스로 명확히 증명하고 있다.

이런 박 대통령을 끝까지 옹위하겠다고 남아있는 여당 국회의원이 1일 현재 95명이나 된다.

박근혜라는 자칭 타칭 ‘무능력자’가 대통령까지 될 수 있게 국민을 속인 책임을 가장 크게 져야할 인물들은 지금 대부분 바른정당에 있다.

하지만 저런 무능력자가 ‘대통령직 알박기’를 유지할 수 있게 방치한 책임은 이 95명에게 있다. 그 역사적 책임이 결코 작지 않은 만큼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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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 2017-02-01 12:49:11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51.63% 지지자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을 것이고
대선을 앞두고 상대당 후보를 검증해야 했던 야당측에도 책임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좀더 너르게 보자면 국민 모두의 책임일 수도 있으며
막무가내로 묻자고 들면 이 시대를 살고있는 인류 전체의 응보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바다건너 대통령의 해괴한 구호와 이웃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저리도 오만방자한 놀음을 하는 가운데 우리는 눈만 뜨면 같은소리로 외쳐대는

엇갈린 구호속에서 하루하루 보내기 심히 고단합니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하나...왜 살고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