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A 하는게 왜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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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A 하는게 왜 나빠요?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7.01.24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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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우리나라에선 인수합병(M&A) 하는 행위를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기업이 M&A 하는 것’을 보는 시선이 좋지 않다고 하는 편이 적절하다 하겠다.

대기업이 유망 벤처기업, 스타트업을 인수라도 하는 날이면 온갖 비난·비판 여론이 나온다. ‘불도저 행보’, ‘공룡급 식성’, ‘문어발 확장’ 등에 빗대 돈이 되면 뭐든지 하고, 무지막지하게 싹 쓸어버리는 예의없는 짓을 한 것으로 치부해버린다.

골목상권 침해 및 소상공인 피해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마치 의리없는 행동을 한 것처럼 간주되는데,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느낀다.

네이버나 카카오도 이러한 비난을 피해가기 어렵다. 지금에 와서야 대기업에 속하니 마니 하는 거지, 이들도 처음엔 작은 회사에 지나지 않았다. 근데 불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신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라고 할라치면 이렇다 저렇다 말이 나온다.

게임 업계에서도 이런 고민은 마찬가지다. 대형 게임사가 중소 개발사를 사들인다고 하면 독점 이야기부터 나온다. 정작 현업 종사자들은 업계 선후배끼리 도움을 주고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물론 알고 있다. 이러한 비난·비판·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문제는 ‘먹튀(먹고 튀는 행위)’ 때문이다.

사실 대기업이 핵심 역량·기술·인력을 가진 소기업을 인수한 뒤 고용 승계도 보장해주지 않고, 알짜배기만 빼먹고 버리는 사례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M&A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졌다고 본다.

하지만 M&A는 투자·지원을 통해 성과를 내고, 또 다시 투자·지원이 이뤄지는 선순환적인 구조로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 해외에서도 M&A는 매우 자연스러운 경제 활동이다. 이런게 시장에도 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이를 기반으로 제2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나오지 않겠는가. 자유 경제 시대에 기업간 M&A를 무작정 까내리고 비꼬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람직한 M&A가 많아져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수단이자 도구로 자리잡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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