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박근혜 정권 이후 늘던 여성 임원 다시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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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박근혜 정권 이후 늘던 여성 임원 다시 감소세
  • 홍진희 기자
  • 승인 2017.01.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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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여성 임원 극소수...아직 유리천장 공고
관리자급 여직원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여성임원 가능성 존재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은행권 여성 임원 수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증가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여성 임원 선임 목소리 높아지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행장급 이상 여성 임원을 보유한 은행은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뿐이다.

2012년 5명이던 부행장급 이상 여성 임원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취임하면서 6명으로 늘었고 2015년엔 7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현재는 현 정부 출범 이전인 2012년 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이라는 상징성을 보유한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퇴임하면서 여성들의 임원직 수요는 더 줄어드는 추세다.

국내 은행을 보면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한 국민은행의 박정림 부행장과 김성미 기업은행 부행장이 전부다. 김 부행장은 20일 임기가 만료돼 자회사 대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 김정원 부행장과 유명순 부행장도 각각 오는 3월 말과 5월 말로 임기가 끝난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부행장급 이상 여성 임원이 전무한 상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엔 부행장급 이상 임원이 없다.

NH농협은행의 경우 2012년 3월 NH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서 분리, 새로 출범한 이후 본부장급 이상 여성 임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남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에 여성 임원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성 대통령 시대에 맞춰 여성 임원을 늘리는 추세였지만 이들의 임기가 끝난 이후 그 자리를 채울 여성 후보 수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자급 여성 직원이 승진하는 과정에서 절반 가까이 회사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금융권의 분위기와 업무방향이 남성 위주로 구성돼 유리천장이 공고한 것이다.

다만 관리자급 직원들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여성임원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은행은 점포 수를 줄이면서 올해 지점장 자리가 줄었는데 여성 지점장의 수는 지난해보다 11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2020년까지 부장급 이상 관리자의 30%를 여성으로 채우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내부에 여성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성금융인네트워크와 함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원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해 말 여성금융인네트워크와 공동모임에서 “금융권 여성임원이 더 늘어나려면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여성위원회라는 조직구성과 더불어 여성인력을 별도로 관리하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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