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유아 항생제 처방 1위 ‘노르웨이 7.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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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유아 항생제 처방 1위 ‘노르웨이 7.6배’
  • 홍승우 기자
  • 승인 2017.01.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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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 ‘항생제 사용 경각심’ 당부…‘1차 항생제’ 처방률은 ‘꼴찌’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만 2세가 될 때까지 1인당 항생제를 처방받는 건수가 선진국에 비해 최대 7.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박병주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세계 6개국(한국,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미국)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1인당 항생제 처방 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6개국에서 항생제를 한 번이라도 처방받은 적이 있는 만 2세 이하 영유아 총 740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우리나라 영유아의 항생제 처방 건수는 1인당 3.41건으로 파악됐으며, △이탈리아 1.50건 △스페인 1.55건 △미국 1.06건 △독일 1.04건 △노르웨이 0.45건으로 나타났다.

영유아 항생제 처방이 가장 적은 노르웨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7.6배나 높은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1차 항생제로 평가받는 ‘페니실린’ 처방률이 9.8%였으며, △노르웨이 64.8% △독일 38.2% △미국 31.8% △스페인 27.7% △이탈리아 16.5% 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박병주 교수는 “한국의 항생제 오남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아직도 서구 선진국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의사나 환자 모두 항생제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는 항생제 오남용의 가장 큰 문제는 내성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항생제를 쓰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최대 효과를 거두는 방법으로 적절히 사용해야만 내성균이 나타나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의료 관계자들은 특히 항생제가 세균 이외의 감염증, 즉 바이러스가 주원인인 감기에는 별 효과가 없어 감기에는 항생제를 처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2014년 기준 44%에 달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일 세균감염이 의심돼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면 정해진 용법에 다라 정해진 기간에만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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