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로봇이 만드는 무대, ‘황이 & 쿠카(Huang Yi & KUKA)’ 첫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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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로봇이 만드는 무대, ‘황이 & 쿠카(Huang Yi & KUKA)’ 첫 내한 공연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7.01.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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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대만 출신의 무용수이자 공연제작자 황이(Huang Yi)가 다음달 14일부터 셀스테이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그가 선보이는 작품 <Huang Yi & KUKA>는 무용수와 독일제 산업용 기계팔 쿠카(KUKA)가 함께 춤을 추는 공연이다. 황이는 이 작품을 통해 부모님의 파산으로 불우했던 어린 시절 예술에 몰두하며 품었던 ‘무대 위에서 로봇과 함께 춤을 추겠다’는 꿈을 실현했다.

황이의 꿈을 실현시켜준 로봇 쿠카는 독일의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KUKA(Keller Und Knappich Augsburg) Robotics사가 만들어낸 산업용 기계팔이다.

세계 20여개 국가의 공장에서 자동차, 전자기기의 생산 등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산업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매일 같은 움직임만을 반복하는 기계적인 일상을 보냈던 쿠카는 천재 안무가 황이와 만남으로서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 활기 넘치고 창의적인, 즉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로봇으로 재탄생했다.

황이 & 쿠카 공연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무용수가 공연을 위해 안무를 구성하듯 기계인 쿠카가 무대 위에 오르는 데에도 이전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프로그래밍이 필요했다. 황이는 자신의 파트너에게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이 움직임을 직접 프로그래밍 했다. 쿠카를 1분간 움직일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0시간 남짓. 총 65분의 공연을 위해 황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결과 완성된 작품 <Huang Yi & KUKA>는 2013년 세계적 예술축제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Ars Electronica Festival)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이후 “올해 꼭 봐야만 하는 25개의 공연 중 하나”, “복잡한 기술과 뛰어난 예술의 완벽한 조합”, “시각적 걸작”이라는 평과 함께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호평을 바탕으로 미국, 프랑스, 호주, 중국,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초청을 받으며 세계 각지에서 공연을 이어온 끝에 마침내 한국 무대에 서게 됐다. 이번 공연에는 황이, 그리고 쿠카와 오래도록 함께 무대에 서온 대만 국립예술대학교 출신의 무용수 후치엔(Hu Chien), 린주웬(Lin Jou-wen)도 함께 한다.

이중 가장 ‘무게감’ 있는 출연자는 단연 그 무게가 5톤에 육박하는 쿠카다. 황이는 이번 공연에서 원작의 매력을 보다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한국에서 사용되는 쿠카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대신, 함께 호흡을 맞춰온 쿠카를 대만에서 직접 공수해 오는 방법을 택했다.

이들의 이번 내한은 해외의 우수 융·복합 공연 콘텐츠를 초청해 국내에 소개하는 셀스테이지 기획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들은 내한 기간 중 셀스테이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2월 14일 첫 공연 종료 후에는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아티스트 토크가, 2월 15일에는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공연의 제작과정과 예술과 기술의 결합에 대해 심도 깊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픈 토크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2월 16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디어센터로 저명한 ‘야마구치 정보예술센터(YCAM, Yamaguchi Center for Arts and Media)’의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방안을 개발, 연구, 보급하는 데 있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YCAM은 이번 워크숍에서 그간의 실제 연구개발 사례와 최근 방점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국내 참가자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들의 이번 방한은 2017년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황이와의 인연으로 성사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셀스테이지는 지난해 9월 영국의 <유어 라스트 브레스>, 올해 1월 프랑스의 <로봇>에 이어 이번 공연까지 지속적으로 해외 우수한 융복합 공연 콘텐츠를 기획·초청해 오고 있다.”라며, “공연 때마다 국내 관객들이 보내준 뜨거운 호응에 부응하고 국내외 융복합 콘텐츠 제작자들이 교류할 기회를 넓혀 갈 수 있도록 향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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