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기조에 뱅크론 펀드 출시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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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기조에 뱅크론 펀드 출시 ‘붐’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1.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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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축 주식으로 옮겨가자 적극 채권운용 움직임
뱅크론·물가채 對 하이일드 비중 조절로 안정수익 추구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연초 자산운용업계가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국내외 선순위 변동금리 대출채권인 시니어론(뱅크론)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채권형을 앞지르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인플레이션 추세와 금리상승으로 변동금리 채권인 뱅크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뱅크론 펀드 시장의 두 축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다.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도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가세했다.

키움운용과 이스트스프링은 지난 16일 나란히 뱅크론 펀드를 출시했다.

키움운용이 선보인 ‘키움 글로벌 금리와 물가연동 펀드’는 채권-재간접펀드이며 이스트스프링의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투자신탁(H)[대출채권]’은 목표전환형 펀드 상품이다.

두 펀드 모두 뱅크론과 물가연동국채에 동시 투자하며 대체자산으로 하이일드펀드를 포함한 일반 채권 비중을 조절한다.

키움운용의 펀드는 미국에 상장한 금리 및 물가 연동 상장지수펀드(ETF)나 관련 펀드에 투자하며 펀드 설정액 규모가 충분히 커지면 실물채권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펀드 포트폴리오는 뱅크론에 35%, 물가연동국채에 35%, 나머지 비중은 변동금리채권(FRN), 하이일드채권, 현금유동성자산 등에 배분된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 발행의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해 신용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전했다.

이스트스프링은 목표수익률 5%를 달성하면 국내 채권, 유동성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채권형으로 전환된다.

이들 펀드의 포트폴리오에서 뱅크론과 물가연동국채, 일반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리 등락에 따라 달라진다.

채권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하락할 경우, 뱅크론과 물가연동국채 비중을 줄이고 하이일드채권, 외화표시채권(KP물) 등 일반채권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무게 축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적극적인 수익 추구를 위해 뱅크론 등의 채권투자 상품을 내놓는 추세다.

미국이 연내 2~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경기부양에 따른 물가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해 뱅크론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양호했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출시 뱅크론 관련 펀드의 2016년 연간 수익률은 7~13%대로 집계됐다.

과거 글로벌 금리인상기 당시를 떠올리며 뱅크론 펀드에 눈길을 돌리는 측면도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던 지난 2004~2006년에 뱅크론 투자 수익률은 연 5% 후반대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작년 12월 미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미 금리 상승세에 대한 컨센서스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미 금융시장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채권 수익률이 한 차례 급등했다”며 “국내 투자자들도 이에 대응하는 투자상품을 찾으면서 미국 시니어론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론은 투자등급 미만의 기업들이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대출채권을 말한다. 일반채권과 달리 주로 3개월 만기 리보(Libor) 금리에 연동하므로 금리상승 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뱅크론 자산의 90%가량은 리보 금리가 0.75~1.25%를 웃돌 때 추가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이 2~4%인 반면, 채권형은 소폭 마이너스거나 0.3%대에 머물렀다.

이 중에서 하이일드채권펀드의 수익률이 같은 기간에 국내 0.89%, 해외 4.48%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일각에서는 뱅크론이 투자등급 미만 대출채권이므로 기업의 연체나 파산 시 급격히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회수율 측면에서는 뱅크론이 하이일드에 비해 낫다는 견해도 있다.

전문가들은 “뱅크론은 투기등급에 투자하지만 담보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하이일드 대비 회수율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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