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파업 리스크’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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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파업 리스크’에 골머리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7.01.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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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가입 등으로 노사 힘겨루기 심화…수주활동 영향 우려
▲ 지난해 현대중공업 노조가 분사 등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지난해 타결 짓지 못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현대중공업[009540]의 발목을 잡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1일 올해 첫 파업을 단행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파업 등의 단체 행동을 이번이 16번째이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된 부분파업에는 약 12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은 전체 조합원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번 파업은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 노조가 12년 만에 금속노조에 재가입한 후 처음 진행된 만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강성노조인 민주노총의 강력한 지원이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설 연휴 전까지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임단협 타결이 안 될 시 현대중공업 노조는 16만 규모의 금속노조와 함께 더 강력한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퇴직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노조는 분사 등의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면서 고용 안정 없이는 임단협 타결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기본급 동결 △임금 3만9000원 인상 △노사화합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한 바 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까지 6개 회사로의 분사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계획에 포함된 내용이기 때문에 회사는 이를 철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조선업계의 경기실사지수(BSI)는 100을 기준으로 68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도 수주절벽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 영향으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업에 평균 1000~2000명의 조합원이 참가하는 등 소규모의 파업인 만큼 생산공정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악화일로로 치닫는 노사관계에 수주에 더 큰 어려움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존권이 달려 있는 만큼 노사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갈등이 오래 지속 될수록 발주처에 신뢰를 주지 못해 수주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심각한 수주절벽으로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한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어려운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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