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검 소환…삼성, 경영 공백 현실화되나
상태바
이재용 특검 소환…삼성, 경영 공백 현실화되나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1.12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사결과에 촉각…오너 부재로 인한 리더십 실종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 조사를 받게 되면서 경영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검은 12일 오전 9시30분경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소환했다. 이 전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 등에게 수백억원대 지원을 지시했거나,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는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특검 측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향후 수사 진행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법처리될 경우 삼성은 최악의 경영공백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2년8개월째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부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경영을 이끌어왔다.

계열사 합종연횡을 비롯해 불필요한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미래 성장에 필요한 준비를 다지는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책임경영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삼성의 도약을 위한 이 부회장의 추진 전략이 올스톱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엑소르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특검의 출금조치로 인해 이달 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도 불참했다. 글로벌 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고객사들과 사업협력 확대 등을 논의해야하는 자리이지만 특검 수사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17일 열리는 다보스포럼과 2월 예정된 엑소르 이사회에도 참석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 기회를 놓치게 된 셈이다.

삼성의 올해 경영전략 수립과 사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그룹이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올해 사업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삼성은 아직까지도 정기인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통상 12월 첫 주에 단행하던 인사를 올해는 특검 수사가 종료되는 시점에 실시할 예정인데, 특검이 수사기간 연장을 추진하면서 향후 일정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논의 등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하만 인수를 비롯해 미래먹거리 사업 역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마저 해체를 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주요 경영진의 공백은 삼성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검 수사는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한 것 이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