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바른정당, 건강한 보수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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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바른정당, 건강한 보수의 모습을 기대한다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7.01.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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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정치부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나와 만든 개혁보수신당 지난 8일 ‘바른정당’으로 이름을 갈고 새출발에 나섰다. 이로서 1996년 이후 20년 만에 4당 체제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됐다.

바른정당은 이른바 ‘깨끗한 보수’와 ‘따뜻한 보수’라는 슬로건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들이 지난 5일 창당발기취지문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당명을 제외하고 무려 24번이나 사용하면서 이들이 표방하는 가치에 대해 눈길이 쏠린다.

이들이 강조한 새누리당과의 차이점은 바로 ‘법치’에 있다. 발기취지문에는 “법 위에 사람이 군림하는 인치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정의를 무너뜨리는 체제”라며 “국민과 헌법이 대통령과 국회의원보다 위에 있는 진정한 민주공화국과 법치국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번 탄핵정국의 원인이 무너진 법치에 있다고 판단, 이를 바로세우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들이 발표한 정강정책에서도 이같은 기조는 계속된다. 이들은 새누리당 정책에는 나와있지 않은 ‘정의·인권·법치’ 분야에서 삼권분립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야권에서 주장해왔던 재벌개혁과 공정한 시장경제 추구도 눈여겨 볼만하다.

다만 일각에선 벌써 ‘새누리당 지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창당과 새로운 노선으로 간판만 달리해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으로 여겨지는 새누리당과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민심오독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선거연령 하향’ 문제였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유일하게 현행 투표가능 연령으로 19세를 고집하고 있다. 지난 2개월간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 야권은 이를 18세로 낮춰 투표권을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이들도 당장 이번 대선부터 적용하자며 동조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당헌당규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론으로 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가 있다”며 “추후 당내 토론을 거쳐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일부 의원의 경우에는 만 18세는 ‘미숙한 존재’라고 규정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들이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사당화’된 보수의 가치를 건강하게 살리면서도 국정공백으로 무너진 민생을 돌보는 일까지. 그러나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처절한 반성과 사죄, 민생 받들기다. 4당체제에서 이들이 보여줄 건강한 보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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