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맹인독경,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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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맹인독경,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7.01.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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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맹인들에 의해 행해지는 역술관련 경문을 읽는 송경의식과 기복행위등 전통 신앙행위가 무형문화재로 인정됐다. 서울시는 5일<서울맹인독경>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하고 사단법인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 서울지부를 보유단체로, 채수옥씨를 보유자로 인정 고시한다고 밝혔다.

맹인들의 독경(讀經)은 옥추경 등과 같은 여러 경문(經文)을 읽으며 복을 빌거나 질병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전통신앙 의례이다.

이러한 독경은 20세기 초반까지 전국에 분포했으나 현재는 급격히 줄어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독경에 종사하는 일부 태사(太師, 맹인세계에서 독경하는 사람을 지칭)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서울맹인독경>이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되면서 조선시대 국행기우제 등 국가적 차원의 종교의례는 물론 궁중과 민간에서도 지속적으로 행해졌던 맹인독경을 다시 알리고 보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된 서울맹인독경의 보존단체는 사단법인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 서울지부이다.

1971년 사단법인으로 발족한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는 조선시대 맹인들의 단체 통명청(通明廳)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조선맹인역리대성교(朝鮮盲人易理大成敎)를 계승하고 있는 단체이다.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 서울지부는 1978년에 설립돼, 서울 성북구 정릉동 506-109 소재 북악당에서 연례적으로 독경행사를 개최하는 등 서울맹인독경을 활발하게 전승해오고 있는 단체로서, 이번에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제48호 서울맹인독경의 보유단체로 인정받았다.

보유자로 인정받은 채수옥씨는 15세에 독경에 입문해 각종 경문과 독경의 다양한 의례 등을 학습하고 지금까지 점복과 독경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 독경인이다.

독경의 모든 것에 탁월하며 이론에도 밝은 면모를 보이고 있는 채수옥 보유자는 1940년 경기도 연천군에서 태어났으며, 3세 때에 홍역으로 실명됐다.

15세 때에 스승인 최재현 문하에 입문해 각종 독경을 전수받았다. 18세에 독경 학습을 수료한 뒤, 역학에도 입문했다. 19세 때부터  전문 독경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58년부터 대한맹인역리학회에 입회하여 독경의 공연 및 전수활동 등을 활발하게 전개해 오고 있다.

서울맹인독경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맹승(盲僧)들이 단체로 참가해 국행기우제 등을 지냈던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은 대체로 혼자서 북이나 장구, 징 등을 치며 독경을 하지만, 서울맹인독경은 당주 1명(작은 종 모양의 경쇠를 치며 독경을 하는 사람)과 고수 1명(3개의 고리가 달린 북을 끈으로 매달아 뉘어 놓고 치며 독경을 하는 사람), 협송인(協誦人, 독경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 등 3명 이상이 참가한다.

또한 충청도와 같은 다른 지역 독경들은 대체로 앉아서만 하는 데 비해 서울맹인독경에는 서서 하는 ‘선경’이 있으며, 당주가 경쇠를 울리며 혼자 하는 방식․당주가 선창을 하며 북을 치던 고수와 협송인이 이를 받아 반복하는 선후창의 방식․ 다 함께 경문을 읽는 방식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지역의 독경이 대개 4박 장단에 그치지만 10가지 종류의 장단들이 있어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있어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여 다양한 무형유산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서울의 4대문 안에는 무당이 살 수 없었고 굿도 도성 밖에서만 했으며 승려들의 출입이 금지됐었으나, 맹인들의 독경의례는 17세기 후반까지 국행기우제로 열렸고, 궁중과 양반층, 민간의 대표적인 의례로 이어져 왔다.

맹인송경 관련 옛 그림자료 <서울시>

이러한 사실은 서울의 대표적인 세시풍속을 담은 류만공의 『歲時風謠(세시풍요)』(1843년)에  '민가에서는 많이들 안택경을 외어 재앙을 없앤다'나 홍석모의 『東國歲時記(동국세시기)』(1849)에 '소경을 불러다가 보름날 전부터 안택경을 읽으며 밤을 새운다. 액을 막고 복을 비는 까닭이다. 이 달이 다 가도록 계속한다'등의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통적인 안택고사 의식이 1950년대 들어 간략화되고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민간의 안택고사 등도 거의 열리지 않아 서울맹인독경은 단절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1978년부터 매년 12월 28일 북악당에서 (사)대한맹인역리학회 서울지부가 독경 의식을 정기적으로 열어 오고, 독경의례 가운데 전승이 중단된 내용도 적극적으로 복원활동을 해왔기에 서울맹인독경이 전승될 수 있었다.

정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오랜 역사성과 여러 명이 독경에 참여해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연행방식과 무형유산적 가치가 있는  서울맹인독경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함으로써 서울의 무형유산으로 보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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