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진행 중"…광주·전남 저축은행 '시련의 계절'
상태바
"IMF는 진행 중"…광주·전남 저축은행 '시련의 계절'
  • 안경일 기자
  • 승인 2010.08.08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비즈] "다들 실물경기 회복 운운하지만 저축은행은 여전히 'IMF 위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에 부동산 침체, 정부 규제 강화에 이르까지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광주·전남 저축은행들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8일 광주·전남 일선 저축은행들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평균 4.25% 안팎에 이르고 있으나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일제히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실제 광주은행의 경우 '플러스다모아예금' 등 7개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올렸고 6개월 만기 이하 상품은 0.1%, 1∼3년 만기 상품은 0.4%p 올려 3.8%~4.2%로 금리를 맞췄다. 하나, 국민, 외환, 기업은행도 적금이나 예금 금리를 0.1∼0.5%p 올렸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신규자금을 유인할 여유가 줄어든 비은행권에서 금리 인상에 주춤한 사이 은행권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신(대출금 기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대마진율을 고려하면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소 20%대를 유지해야 하나, 높은 이자 탓에 수요가 좀처럼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에 집중했던 영업방식도 발목을 잡고 있다.

낮은 이자를 앞세운 사금융의 '금리 마케팅'도 저축은행 대출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5월중 광주·전남 여신 규모가 신협과 상호금융(농·수협단위조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반면 저축은행은 22억 원이나 줄어든 점도 이같은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으로 대출실적 만회를 꾀하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최고 13%대의 금리가 장애물이다. 광주 모 저축은행 관계자는 "햇살론이 출시된 지 2주간 판매 실적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통해 부실 가능성이 감지된 저축은행들을 구조조정하고, 대출 과정에서 이자 외에 성과급을 별도로 받는 행위를 금지시키는 등 규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출 확대를 위한 대안으로 꺼내든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Cradit Scoring System)도 초기 설치비용이 수십억 원에 달해 영세 저축은행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스마트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옛 창업저축은행이 초우량 저축은행을 기치로 올 10월 서울지점, 내년 6월 경기지점을 개설키로 하는 등 수도권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시장 확대를 위한 지역 저축은행계의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주지역 모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신용대출 등 서민대출 확대가 시급하다"며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복리이자와 높은 금리 등 정공법으로 헤쳐나가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회복과 수도권 진출 등 기대와 대안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정보화시대에 맞춰 1금융권, 비은행권과의 출혈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돈을 푸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잘 풀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점에서 CSS 도입과 영업 활성화는 발등의 불"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