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유라 구속하면 최순실 입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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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정유라 구속하면 최순실 입 연다”
  • 김태혁 기자
  • 승인 2016.12.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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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혁 정경국장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최순실 ‘모르쇠’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국정농단’ 핵심 인물인 최순실은 이미 여론과 청문회를 통해 다 밝혀진 사실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관계도 ‘감방 청문회’에서 알지 못한다고 부정했다.

최순실은 시종 모른다, 기억 안 난다고 했다. 심지어 세월호 참사 당시 뭘 했느냐고 묻자 ‘어제 일도 기억 안 나는데 그 때 일이 어떻게 기억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최순실은 각종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가 들어있는 태블릿PC와 관련해서도 “2012년 태블릿PC를 처음 봤고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노트북을 쓴다”고 밝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감방 청문회’에서 느낀 최순실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안 의원은 “최순실의 사이코패스 연기에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분노했다.

안 의원은 “심지어 어떤 의원은 청문회를 마치고 악수를 하면서 ‘힘내세요’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함께 출연한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역시 “3세 아이 보살피고 비위 맞추면서 돌 사진 찍는 듯 한 마음으로 조사위원들이 임했다“고 했다.

이런 ‘후안무치’ 최순실도 딸에게는 약했다.

‘딸과 대통령 중 누가 더 상실감 크겠나’ 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질문에 “딸이죠”라면서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오열했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에 대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의 질문에는 최순실은 그동안 떨궜던 고개를 똑바로 들고 “그게 왜 부정 입학이냐. 우리 딸은 정당하게 이대에 들어갔다”는 식으로 말했다. 윤 의원은 “항의하는 듯 한 발언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독일 생활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최씨는 “애가 몸이 허해서 약을 싸들고 독일에 자주 갔던 것”이라며 “딸과 요즘 연락이 잘 안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최씨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으로 일관했지만, 딸 정씨 얘기에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이번 국정농단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정유라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금 독일에 있다.

최근 정유라는 박영수 특검팀의 강제송환 절차 착수와 독일 검찰의 수사에 대비해 현지 변호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구하고 있다.

독일 검찰에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거나 한국으로 강제 송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원 가능한 법적 대응절차를 미리 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정유라가 특검팀의 강제송환 착수에 반발해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유라가 범죄인 인도 등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송환 여부 결정이 수개월 내지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현판식을 한 박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1차로 70일, 1회 연장되면 최대 100일이다. 늦어도 내년 3월 말까지는 수사를 마쳐야 한다.

때문에 검찰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정유라를 국내로 불러 들어야한다.

정유라가 귀국하면 특검팀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유라의 귀국이 가장 시급한 이유는 최순실 때문이다. 만약 검찰이 정유라를 구속 시킨다면 분명 최순실은 그동안 굳게 닫았던 입을 열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이 정유라를 보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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