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6] 병신년 재계 뒤흔든 10대 뉴스
상태바
[아듀 2016] 병신년 재계 뒤흔든 10대 뉴스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6.12.27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파고’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다사다난
장기화된 경제위기 속 정부 주도 고강도 구조조정 등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앞줄 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업활력법 성과 및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2016년 재계는 그 어느때보다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20대 국회가 새롭게 들어서며 경제민주화의 바람이 불기도했고,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되며 산업계 지도가 크게 요동쳤다. 특히 연말 들어서는 정국을 뒤흔든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불똥이 재계로 튀면서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미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에서는 올 한해 재계를 뒤흔든 10대 뉴스를 정리해 봤다.

1. ‘원샷법’ 시행

재계가 염원하던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이른바 ‘원샷법’이 올해 2월 국회를 통과돼 8월13일부터 시행됐다.

원샷법이란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기업에 선제적인 구조조정,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취지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한 번에 풀어주고 세제·자금 등을 일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원샷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한화케미칼, 유니드, 동양물산, 하이스틸, 신성솔라에너지, 현대제철, 동국제강, 리진, 보광, 우신에이펙, LG화학, 삼영기계, 유일, 쓰리에스, 벤투스 등 총 15곳이 원샷법 지원 승인을 받았으며, 내년에는 40~50개 기업에 대한 원샷법 지원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 인공지능 ‘알파고’ 등장

지난 3월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계 최정상 바둑기사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국전까지만해도 이세돌 9단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으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나자 기대는 무너졌다. 알파고가 총 5국 중 4국에서 승리를 거둔 것.

이 경기를 기반으로 국내 대기업들도 인공지능의 발전가능성에 주목, 지난 7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네이버, SK텔레콤, KT, LG전자, 한화생명 등 7개 기업이 각각 30억 원씩 출자해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을 출범시켰다.

AIRI는 국내외 인공지능(AI) 전문가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 구글의 AI ‘알파고’처럼 실제 서비스에서 활용될 수 있는 지능정보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다국적기업이 국내 소비자를 무시하는 듯한 처사로 지탄을 받았다. 사진은 이케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말름 서랍장’. 사진=연합뉴스

3. 다국적기업 갑질 논란

올해는 옥시레킷벤키저, 이케아, 폴크스바겐, 3M 등 다국적기업들이 ‘갑질’로 국내 소비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옥시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국내에서 수백명의 피해자를 양산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사과와 보상을 5년간 무시하다 검찰의 조사가 시작된 올해 들어서야 겨우 보상안을 발표했다.

이케아는 안전문제를 일으킨 서랍장 제품을 해외에선 전량 리콜하고 판매를 중단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국내에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반응을보여 원성을 샀다.

폴크스바겐 역시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미국에서 18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배상을 결정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배상에는 등을 돌렸고, 3M 역시 유해물질이 검출된 공기청정기 필터와 관련해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국계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4. 20대 국회 출범

지난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며 ‘여소야대’의 20대 국회가 출범, 재계의 시름이 깊어졌다. 재벌기업을 겨냥한 각종 규제법안이 잇따라 발의된 것.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기업 총수 견제기능 강화, 소액주주의 경영 감시 활성화, 사외이사제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공정위의 독과점 기업에 대한 계열분리 명령권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내놨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을 위한 대중소기업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우원식 더민주 의원은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도 소비자의 제품 결함 입증책임을 덜어주는 제조물책임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공세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노동개혁 4법 통과 역시 무산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017년은 대선정국에 접어드는 한 해여서 기업을 향한 경제민주화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5. ‘김영란법’ 한파

지난 9월 말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그 영향이 경제계에도 몰아쳤다. 1인당 3만원의 식사 접대를 해서는 안되고 부조금을 10만원 이상 해서는 안되는 등 다양한 규제로 인해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고, 각 기업의 대관업무나 홍보업무 담당자들도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기업 사보를 만드는 사람까지 언론인으로 규정하는 탓에 사보를 없앤 기업들도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에 여전히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세부적인 조항을 수정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 산업계 구조조정

올해는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산업계 전반이 침체되면서 부실기업이 늘어나자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특히 위기 수준이 심각했던 조선, 해운, 철강, 정유·화학 업계를 중심으로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됐는데, 노조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히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해운업 구조조정의 경우 국내 1위, 세계 7위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에게 자구안 마련을 강요하다 결국 법정관리 사태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물류대란이 발생하며 해외에서 한국 해운사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하는 등 진통을 겼었다. 현재 해운업은 존폐기로에 선 상황이며 업계에서는 금융논리에만 기댄 정부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보고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월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사진=연합뉴스

7. 브렉시트 충격

지난 6월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국내 경제계에도 비상이 켜졌다. 자유무역주의 시대에 신중상주의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에 대비해 주요 경제단체별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영국의 EU 탈퇴 시에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다시 맺어야 하는 상황이라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본격적인 브렉시트 계획은 내년에 나올 예정인데, 그 계획에 따라 재계의 대책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8. 위기의 한국 스마트폰

올해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한파가 몰아쳤다. 세계시장에서 애플과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내놓은 전력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가 예기치못한 배터리 발화 문제로 결국 조기단종되는 사태를 맞이했고, LG전자 역시 스마트폰의 잇단 흥행부진으로 MC사업부가 올 한해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

IM-100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던 팬택 역시 생각보다 판매가 저조하고, 판매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원가구조로 인해 좀처럼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작을 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 면세점 대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면세점 사업권을 유치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혈투도 있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각 SK, 롯데, 한화, 두산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지역경제 활성화과 사회환원 계획까지 내세우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신규 면세점들이 대부분 사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는 표현은 옛말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면세점 사업이 최근 문제가 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면서 업계의 분위기가 냉랭한 상황이다.

지난 6일 진행된 재벌 총수 청문회에서 각 기업 회장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 최순실 국정농단

올해 재계를 뒤흔든 가장 큰 이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다. 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수십~수백억원 가량을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대다수의 기업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것.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 9명이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동시 출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이들 기업을 상대로한 특검 조사까지 진행 중에 있어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후폭풍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