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물보다 진한 피에 침 뱉은 ‘특권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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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물보다 진한 피에 침 뱉은 ‘특권의식’
  • 홍승우 기자
  • 승인 2016.12.25 15: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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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부 홍승우 기자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어느 나라에서나 가족은 당연히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소중한 가족으로 인해 오히려 골머리가 아파진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두정물산 임병선 사장의 아들 임범준 씨가 일으킨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과 국회에서 진행된 제5차 청문회에 참석한 조여옥 대위의 남동생 욕설 사건이 그것이다.

우선 두정물산 임범준 씨는 지난 20일 베트남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옆자리 승객과 승무원에게 침을 뱉고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건은 함께 타고 있던 승객들이 SNS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고, 특히 미국 가수 ‘리차드 막스’가 본인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들을 게시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이에 두정물산에 대한 국내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유명 수입 브랜드의 브러시 등을 제조 및 무역하고 있는 화장품·뷰티 업종 기업 두정물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한 업체에는 ‘거래를 끊으라’는 취지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더욱이 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전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해당 사건 전에 이미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두정물산 임범준의 기내난동은 지난 2014년 12월 5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갑질’을 떠오르게 한다. ‘그릇된 특권의식’에 기인한 안하무인(眼下無人) 행동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음은 조여옥 대위 남동생으로 지난 22일 제5차 청문회에 참석한 조 대위는 이날 ‘위증 의혹’을 남겼다.

하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건은 청문회가 마무리 된 후 벌어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청문회가 끝난 후 조여옥 대위가 오는 30일자 출국편으로 예약했다는 대한항공 비행기는 없고, 다른 외항기만 있다고 말했다. 이 때 근처에 있던 조 대위 남동생이 등장해 “예약한 게 맞다”고 주장하면서 말 끝에 비속어로 들리는 말을 중얼거렸다.

남동생은 욕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장면이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안 그래도 청문회 후 부정적인 여론에 둘러싸인 조여옥 대위를 상대로 더욱 비난의 수위가 높아진 상황이다. 물론 여론의 비난 대상에는 조 대위 남동생도 포함됐다.

이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맹목적인 비난보다 과거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가 ‘옳은 일을 하고 형을 받은 것이니 죽으라’고 한 것처럼 ‘그릇된 행동을 했으니 벌을 달게 받으라’고 올바르게 꾸짖어 줄 존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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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 2016-12-27 12:50:28
공감합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정유라,최순실로 이어지는 게이트 역시 가족문제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