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시험 간소화 후 초보운전자 사고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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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시험 간소화 후 초보운전자 사고율 ↑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12.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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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간소화와 초보운전자 사고율 비례
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주행코스 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운전면허시험이 간소화 된 2011년 이후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이전에 비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현대해상의 사고 데이터베이스 317만4092건과 운전자 실험·설문조사를 분석한 ‘초보운전자 사고감소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면허시험 간소화와 초보운전자 사고율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가 경력 1년 미만인 초보운전자와 7년 이상인 운전자의 사고율을 비교한 결과 면허시험 간소화 이전에는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1.7배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2.1배까지 상승했다.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가장 높은 해는 운전 첫해로 19.6%로 나타났다. 특하 초보운전자가 운전을 시작한 지 100일 이내가 사고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초보운전자가 첫 해에 낸 사고 가운데 30일 이내 발생한 운전사고는 16%를 차지했으며 100일 이내에 사고는 41%를 차지했다.

초보운전자의 사고 중에서 가장 빈번히 발생 사고는 측면충돌사고로 9.0% 였다. 이는 초보운전자들의 운전 시야 폭이 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소가 특수장비를 이용해 초보운전자와 경력운전자의 시선을 측정·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초보운전자의 시야 폭은 18도로 경력운전자(92도)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좌우를 탐색하는 시간도 초보운전자의 경우는 전체 주시시간의 8.6%로 경력운전자(37.2%)의 4분의 1에 그쳤다.

또한 연구소는 초보운전 시기의 운전 습관이 운전에 익숙해 진 이후의 안전운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지난 2009∼2010년 현대해상에 가입한 초보운전자 500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첫해에 사고를 낸 집단의 이후 5년간 사고율이 53.0%였다. 이는 첫해에 사고를 내지 않은 집단의 37.4%보다 15.6%p 높은 수치다.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이렇게 높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경우 초보운전자에게 일반 운전자보다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해 올바른 운전 습관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초보운전자를 관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초보운전자의 정의를 ‘운전면허를 처음 받은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이들’로 규정하고 있으나, 연구소 설문 결과 면허를 취득한 첫 해부터 차량 운전에 니서는 이들은 36.4%에 불과했다.

나머지 60% 이상의 초보 운전자들은 1년 이상 ‘장롱 면허’를 유지한다는 셈이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우리나라는 장롱 면허가 많아 실질적인 초보운전자의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보험가입경력 등을 이용해 법적 정의를 실제 운전 시작일 기준으로 변경하고 초보운전 시기의 교육과 제도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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