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현대사회의 참모와 조선의 승지(承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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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현대사회의 참모와 조선의 승지(承旨)
  • 매일일보
  • 승인 2016.12.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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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일 한국스카우트 서울남부연맹 사무처장(현 글로벌사이버대 겸임교수)

[매일일보] 요즘 문고리삼인방이니 왕 비서니 하는 말들이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일부 비서진들의 그릇된 잘 못으로 인해 진정한 참모론이 무엇인지에 대해 급속하게 부상되고 있다.

참모란 용어는 군대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여 사단이나 그 이상 단위의 지휘관을 보좌하는 장교를 의미하는데 정책을 기획하고 명령을 전달하며 집행을 감독하는 일 등을 맡고 있다.

현대사회는 행정구조의 전문화, 다양화 다변화된 사회에서 수장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짐에 따라 협력자, 조력자들에게 많은 매력을 갖고 주목하게 됐다.

참모는 수장의 명을 따라 업무를 보좌해서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함은 물론 때로는 수장의 그릇된 판단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참모는 수장의 명령을 따르는 단순한 부하로서 수장을 받드는 것이 아니라 사명과 조직목표 달성을 위해 수장을 물심양면으로 조력하고 협력하는 중요한 역할자다.

우리가 선조들이 걸어온 역사를 살피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미래에 있어 우리 모습을 알기 위해 오랜 과거로부터 진행되어 온 법칙과 예외성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정책결정 과정을 통하여 올바른 이해로 오늘을 반성하면서 현 시대에 걸 맞는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국대전에 의하면 승정원은 왕명의 출납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고 도승지·좌승지·우승지·좌부승지·우부승지·동부승지 각 1명씩 6명의 승지로 구성되어 품계는 정3품 당상관으로 돼 있다.

아울러 6명의 승지는 서로 다른 업무가 분장됐는데 도승지는 이방, 좌승지는 호방, 우승지는 예방, 좌부승지는 병방, 우부승지는 형방, 동부승지는 공방을 맡게 하여 이들의 업무를 추진케 했다.

승정원은 6명의 승지로 이루어진 작은 기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조선시대 500년간 장구한 역사를 통하여 형성되어 간 우리나라 정치체계에 있어 그 정점을 이루는 국왕을 측근에서 승전(국왕의 명령을 전달 하는 일), 입직, 시위(국왕을 호위하는 일)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으로서의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승정원의 기능을 이해한다는 것은 과거 우리나라 정치체제 또는 정치기능의 중요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어느 시대이거나 문화는 사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상은 곧 사회의 보편적 사고로 고착되면서 이념화되어 민족의 정체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사회구성원 전체의 사상이나 이념도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지도자와 지도자 집단이 갖는 사상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하기 때문에 더욱더 중요하다.

따라서 인사행정이론 측면에서 볼 때, 승정원은 정책의 집행과 전달, 비서업무 및 시위업무 등 국왕의 승전업무를 책임지는 참모조직으로 성격지울 수 있다.

현대의 참모조직이 주로 정책결정을 보좌하는 조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그 성격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참모조직이라는 것은 수장의 권력을 강화하고 보좌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승정원은 국왕 자신의 신변보호와 왕권의 신장 내지는 강화를 위한 하나의 조치였으며, 중앙집권체제의 강화라는 정치적인 의도와 밀접한 관련 하에서 설치 운영되었던 제도 중 핵심을 이루는 기구였다.

현대의 우리들은 변화무쌍하면서도 급변하는 세계화, 정보화 등 사회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100년 전에도 존재했던 조선의 승정원이라는 국왕의 참모조직을 통해서 우리들의 자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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