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기업진단으로 부실 건설업체 1300개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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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기업진단으로 부실 건설업체 1300개 양산
  • 허영주 기자
  • 승인 2010.08.0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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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비즈] 기업진단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자본금이 부실한 건설업체 1349개를 양산한 건설업 전문경영진단업체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2일 모 건설업 전문경영진단업체 대표 A씨(54)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B씨(66) 등 또 다른 전문경영진단업체 대표 3명과 공인회계사, 재무관리경영지도사, 캐피탈업체 대표, 알선 브로커, 부실 건설업체 대표 등 2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4개 전문경영진단업체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자본금이 부족해 건설업 등록을 할 수 없는 건설업체로부터 평균 20만원을 받고 허위로 기업진단보고서를 작성해주고 부정 등록시키는 수법으로 총 700개 건설업체로부터 1억26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 업체는 지난해 12월 연말결산 시 자본금이 부족한 건설업체의 재무상태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주는 수법으로 총 649개 건설업체로부터 1억8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C씨(42) 등 캐피탈업체 대표 4명은 같은 기간 브로커들에게 허위의 국민주택채권 매입영수증을 발행해주고 대가로 총 3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D씨(49) 등 브로커 84명은 허위 기업진단 알선 대가로 총 1억9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번에 적발된 4개 전문경영진단업체는 예금 잔액증명서와 통장거래내역, 채권매매영수증 등을 위조해 허위로 기업진단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이들 4개 업체로부터 기업진단을 받은 5426개 건설업체 중 허위 기업진단을 받은 부실 건설업체가 1349개에 달하며, 허위 자본금은 2909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해양부에 기업진단기관으로 등록된 26개 업체 중 실제로 업무를 하고 있는 업체는 6개 업체이며, 이 중 2개 업체는 기업진단 실적이 거의 없어 사실상 4개 업체에서 기업진단을 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경영진단업체에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허위 기업진단을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본금이 부족한 부실 건설업체 수천 개가 양산되면서 결국은 다수의 국민들과 건실한 건설업체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건설업체 중 652개 업체에 대해 관할청에 행정처분할 것을 통보하는 한편, 또 다른 건설업체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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