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청문회] 9인 재계 총수 청문회, 깜짝 발언 대신 회피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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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청문회] 9인 재계 총수 청문회, 깜짝 발언 대신 회피 급급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12.06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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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출연 대가성 없어”… 전경련 해체 놓고 의견 엇갈려
이재용 청문회 방불…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및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재벌 총수 9명이 일제히 참석하는 사상 초유의 청문회가 열렸다.

오전부터 이어진 청문회가 생중계되며 국민적인 이목이 집중됐지만, 총수들이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지시한 바 없다”,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다” 등 회피성 발언을 해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9명의 그룹 총수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의 대가성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질의에 나선 의원들은 총수들을 향해 대가성이 있었는가를 잇따라 물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가성이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지원을 한 적 없다”며 “모든 사회공헌, 출연 등 대가를 바라고 한 지원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두 차례 독대한 사실을 시인한 뒤 “문화융성, 스포츠 발전 등을 위해 기업들도 열심히 지원해달라는 말씀은 들었다”고 하면서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대화는 없었음을 설명했다.

올해 5월 말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되돌려 받아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대가성을 부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 “대가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연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건이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민간차원에서 협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하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이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놓고 “다른 기업들이 하니까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총수들은 대가성 여부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며 한편으로는 청와대의 요청에 대해 거절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청와대의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 요청을 기업이 거절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청와대의 지시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구본무 LG전자 회장은 “기업 입장에서 정부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발언했다.

전경련이 존재해야 하느냐 혹은 탈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재벌 총수들을 향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향해 전경련 회원사로서 전경련의 해체에 대해 동의하냐고 물음에,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선배 회장들도 계시고, 여기서 말씀 드릴 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전경련 활동을 안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전경련은 외국의 해리티지 재단처럼 재단으로 운영돼 각 기업간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며 전경련 해체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구 회장과 함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도 거수로 전경련의 유지에 찬성했다.

허창수 회장은 이 자리에서 매년 전경련 회비로 5대 그룹이 200억원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문회는 이재용 부회장을 향해 의원들의 날선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오전 청문회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단 한 건의 질문도 받지 않은 것과 대조적인 양상으로 흘렀다.

청문회 동안 이 부회장은 여러 의원들로부터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순실의 존재를 언제 알았는지 질문공세를 받았지만,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거듭 대답했다.

또 이 부회장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약속 요구에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았지만 “다시는 어떤 압력, 강요에도 좋은 회사의 모습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들의 여론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은 “향후 검찰, 특검 등 조사 후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등 삼성 미래전략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래전략실을 해체해야 한다는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이 부회장은 “창업자인 선대 회장짐께서 만드신 것이고 오래 유지돼 와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RP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삼성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답해 이목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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