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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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6.12.06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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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촉발된 지 2개월이 넘어선 지금까지 광화문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목소리다.

비단 광화문 뿐일까. 분노한 국민의 외침은 꺼질줄 모르는 맹렬한 들불이되어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가 드디어 시작됐다. 5일 기관보고에 이어 6일에는 국내 주요기업 총수 9명이 청문회에 참석해 여야의원들로부터 질문공세와 질타를 받았다.

위원회는 각 기업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대규모 자금을 후원하게 된 것이 특정한 이득을 얻기 위한 대가였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광화문에 모인 민심이 ‘재벌도 공범’이라고 외치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이들 기업이 공범인지, 아니면 피해자인지를 철저히 가려내기 위한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공범이라는 주홍글씨를 피하기 위해 각 기업 총수들은 시종일관 단어 하나 하나에 주의를 기울여가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놓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런 가운데 총수들의 공통된 대답은 바로 이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정부의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고,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재단에 대한 후원금의 대가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개별 기업을 향한 민감한 질문에는 직접적인 해명보다는 애둘러 표현하거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죄송하다는 식의 회피도 있었다.

과연 기업은 공범일까, 아니면 피해자일까. 어쩌면 공범과 피해자로 규정하기 보다는 악어와 악어새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청문회를 지켜보는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내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최순실을 언제 알았느냐, 정말 몰랐느냐’고 재벌을 다그치는 의원들, 그들은 과연 최순실을 언제 알았을까.

마치 징벌자처럼 죄를 추궁하는 그들은 과연 사태가 이지경이 될 것을 정말 몰랐을까. 어쩌면 그들은 방관자가 아닐까.

이 부분에 이르러선 언론 역시 유구무언이겠으나, 어찌됐든 답은 하나로 귀결될 것이라 확신한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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