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 승부수 띄운 LG화학,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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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 승부수 띄운 LG화학, 남은 과제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11.30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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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임시주총서 LG생명과학 합병 안건 통과
단, LG생명과학 주식매수청구 금액은 관건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LG화학[051910]이 팜한농 인수에 이어 LG생명과학과의 합병을 공식 승인하며 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합병을 통해 향후 성장동력 3대 축(물·바이오·에너지)의 하나인 바이오 부문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28일 각각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LG그룹은 지난 9월 양사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은 미래 지향적 사업을 확대하고, LG생명과학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신약개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양사가 힘을 합하기로 한 것.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LG화학의 주력 사업은 △석유화학 △전자 소재(배터리 포함) △바이오 사업으로 재편된다. LG생명과학은 지난 2002년 8월 독립경영을 시작한 지 14년여 만에 다시 모기업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앞서 LG화학은 물·바이오·에너지 등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을 위해 지난 4월 동부그룹에서 종자·농화학 기업인 팜한농을 인수해 그린바이오 분야에 진출했다.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도 “바이오는 인류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LG화학은 이번 LG생명과학과의 합병으로 레드바이오 부문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IHS 등은 오는 2020년까지 그린바이오와 레드바이오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8%, 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LG화학의 기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의 3%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주가 흐름이 부정적인 것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LG생명과학의 주가는 합병을 발표한 9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보상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걸림돌이 된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사항을 반대하는 주주가 본인 소유의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요청하는 권리다. LG생명과학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주당 6만7992원인데 이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서면 합병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비용을 최소화 하려면 LG화학의 주가를 충분히 끌어올려야 한다. LG생명과학의 주가가 이사회 결정전까지 주식매수청구가격인 6만7992원보다 높아야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행사를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합병성사조건을 매수청구권 행사 규모 3000억원 이하로 정했지만 해당 규모가 넘어간다고 합병이 자동적으로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며 “취소를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합병 의지가 강하다면 부담이 커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지막 관문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까지 끝내면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최종적으로 합병을 완료하고, 내년 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LG화학은 이번 합병 이후 레드바이오 사업의 조기 육성을 위해 매년 3000억원~5000억원 규모의 R&D(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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