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실’을 말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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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실’을 말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치 않다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6.11.30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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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경제사회부 차장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 번째 대국민담화를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면서 “여야가 논의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정권을 이양하는 방법을 만들면, 그 결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이고 언론과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하루 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박 대통령 기사 댓글을 보면 대부분 ‘대통령의 술책이다’ ‘2차 담화 약속이나 지키라’는 등의 글이 주를 이루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는 “주변 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박 대통령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려 했다.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25일 첫 담화에서 사과했고, 지난 4일에는 제2차 담화를 통해 검찰 수사 협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제3차 담화의 주요 관심사는 특검을 앞둔 탄핵 정국에서 퇴진 방법과 범죄 혐의 소명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진실과는 담을 쌓은 듯한 담화였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3차 담화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국회에 공을 넘겨 △새누리당 탄핵 대오를 교란하고 △개헌으로 야권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굳이 노 대표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3차 담화를 들었던 국민 누구나 공통된 생각은 ‘답답함’이었다. 그의 담화에 진실성이 엿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실’은 준비가 필요 없지만 ‘거짓’은 준비가 필요해서였을까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 절반 이상이 그의 ‘진실성’을 믿고 그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진실성은 아무것도 없었다.

박 대통령은 당장 “가까운 시일 내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진실을 말하는데 또 무슨 준비가 필요한 것일까. 안타까운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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