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세대교체, 올해는 ‘일시정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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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세대교체, 올해는 ‘일시정지’ 되나
  • 이한듬·최수진 기자
  • 승인 2016.11.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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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② 재계 정기인사 시즌 개막]

주요그룹 3·4세, 대부분 1~2년 전 승진 마쳐

시국 고려해 오너 승진 없거나 최소화 전망

[매일일보 이한듬·최수진 기자] 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개막을 앞두면서 주요 그룹 오너일가의 세대 교체에도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올해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그룹 경영전면에 나서는 총수일가의 세대는 창업주와 2세를 넘어 3~4세 경영체제로 넘어가는 추세다.

창업주 세대가 기업을 일으키고 2세대가 기업의 입지를 글로벌 반열에 끌어놓았다면 3~4세대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상황 속에서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이끌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재계가 매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각 기업 오너일가 3~4세의 승진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올해는 별다른 승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 지난달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지난 17일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두 딸인 임세령·임상민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 바 있지만, 대다수 기업은 조용하게 넘어갈 전망이다.

이미 3~4세가 전면에 나서 활발한 대내외 경영활동을 펼치는 곳도 있고, 지난해와 재작년 승진을 마친 기업들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경우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년전부터 그룹의 경영을 사실상 진두지휘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말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을 강화하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사업영역 분야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연말 회장직으로 승진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지만, 현재까지 논의 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남매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각각 유통과 패션분야에서 원톱의 입지를 다져나가는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역시 현대차의 야심작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안착을 위해 경영전면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인근씨는 아직 학생 신분이라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LG그룹의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재작년 연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이번에 전무 승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지만, 대내외 경영상황이 복잡해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 역시 2014년 승진했고,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는 지난해 1년만에 상무에서 전무 승진을 거쳤고, 최근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올해는 조용히 넘어갈 전망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세이버 사장도 올해 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진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로 재계 분위기가 뒤숭숭한 점도 오너 인사폭이 최소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주요 기업들이 연루돼 검찰 수사·국정조사 등 사정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오너일가를 승진시켰다가는 자칫 반기업정서 확산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다음 달 초 주요그룹 총수에 대한 국정조사가 예정돼 있고, 검찰의 수사를 비롯한 최순실 게이트의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알 수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오너일가 승진은커녕 기업들의 정상적인 정기인사 발표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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