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사이비 의료에 매달려 혈세낭비…“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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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사이비 의료에 매달려 혈세낭비…“도를 넘었다”
  • 김태혁 기자
  • 승인 2016.11.24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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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혁 정경국장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요즘 하도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관련 쇼킹한 뉴스가 많아서 웬만한 사건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매일매일 터져 나오는 ‘부패 스캔들’로 인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고 ‘멘붕상태’다.

어제 청와대가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팔팔정 등을 구입한 것과 관련 “아프리카 순방에 대비해 고산병 치료를 목적으로 구매했다”고 발표했다.

솔직히 놀랐다기 보다는 분노가 치밀었고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아그라를 고산병에 쓴다는 이야기는 50 평생 처음 듣는다.

혹시 내가 잘 모르는 사실이 있나 해서 강남 비뇨기과 의사인 고등학교 동창에게 확인 해 봤다.

동창 왈 “비아그라는 고산병을 오히려 악화 시킨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다. 고산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권장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 했다.

또한 동창은 “자기 병원보다 어찌된 게 청와대가 더 많은 비뇨기과 약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해외에서 조롱거리가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박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을 한 것은 올 5월이고 청와대가 비아그라를 구매한 시기는 작년 12월이다. 무슨 전지훈련(?)을 대비해 미리 사둔건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이에 대해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의료전문가들은 고산병 치료 내지 예방을 위해 호흡개선효과가 있는 ‘아세타졸라마이드’를 주로 처방한다고 한다. 일부 산악인 등이 비아그라를 대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식처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표 의원은 이어 히말라야를 2번 다녀온 이창윤 씨의 표현을 빌렸다.

이 씨는 “靑이 밝힌 아프리카 국가들 3군데 모두 고소 없는 나라다. 비아그라를 고산증이 올 때 먹으면 부작용 때문에 뻗거나 발기되는 부작용 있다. 비아그라는 돈 없는 산쟁이들 야매처방”이라면서 “수행원들 발기 돼서 의전할 일 있나요”라고 꼬집었다.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도 “비아그라가 고산병을 악화시킨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어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권장되지 않는다”라는 글과 함께 관련 논문을 링크하기도 했다.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화이자 제약도 “실데라필 성분의 비아그라는 현재 국내에서 발기부전 치료를 목적으로만 적응증을 받은 전문의약품”이라며 “고산병 치료를 위한 적응증을 받지 않았다”고 언론에 밝혀 청와대 해명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주치의에게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를 놔달라는 보도도 있다.

당시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임상실험을 통해 이 주사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거절 했다고 한다.

그러나 차음병원 출신의 의사가 이미 대통령과 독대해 태반주사를 12차례나 놓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한발 더 나아가 2014년 11월1부터 일명 태반주사, 마늘주사, 비타민주사 등 영양주사제 1500여 개가 청와대에 들어갔다고 한다.

대통령이 건강이 좋지 않고, 필요한 약이 있다면 얼마든지 국민 세금으로 사다 먹어도 된다.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뽑아준 대통령이 건강에 필요한 약을 사먹는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비아그라는 이야기가 다르다.

더욱이 청와대의 고산병 운운은 가뜩이나 분노한 국민들에게 전혀 해명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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