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기피 하는 금융권...20대 대출 연체율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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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기피 하는 금융권...20대 대출 연체율 높아
  • 홍진희 기자
  • 승인 2016.11.2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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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평균 부채 2203만원
청년층 겨냥 상품 예·적금 상품위주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20대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비은행권의 고금리 대출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인용해 공개한 한국은행 '대출자 연령별 평균 부채금액 추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20대 평균 부채는 2203만원으로 타 연령층 대비 절대적인 규모가 크지는 않고 액수로도 3.8%에 불과하나 차주수 기준으로는 12.5%에 달했다.

이는 타 연령층이 자산 축적을 위한 담보대출인데 반해 대출 용도가 학자금이나 생활비 등 소액 대출이 대부분인데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갈수록 심화되는 고용 한파로 20대 청년층의 안정적 소득이 유지되기 어려워지면서 청년들의 금융 건전성 여건은 불안정해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청년(15~29세) 실업률은 3.6%를 기록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9월 기준)을 기록했다.

이같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이 보유한 비은행권 소액 대출은 고금리로 인해 이자에 허덕이다 신용불량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

또한 한국신용정보원이 국내 일반·보험신용정보 약 7억5000만건을 활용해 도출한 ‘금융소비자 특성분석’에 따르면 대출 연체발생률은 20대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다.

분석 결과를 보면 연체발생률은 25세까지 급증한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65세 이후 반등한다. 특히 25세의 연체발생률은 2.3%로 전체 평균인 1.2% 보다 약 2배 가까이 높다. 청년층의 대출목적은 학비와 생활비로 조사됐다.

연체 위험이 특히 높은 연령대는 다중채무를 보유한 청년층과 소액대출(1000만원 이하)을 보유한 여성 노년층인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층은 소득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아 연체 가능성이 높고, 여성 노년층은 소액 대출보유 후 배우자 사망, 질병 등의 사유로 상환능력이 약화 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추세로 인해 보수적인 은행권은 미래고객 확보 차원에서 청년층 대상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실상은 예·적금 상품 위주로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은행권은 오히려 이 틈을 노려 청년층의 접근이 용이한 모바일을 기반으로 ‘30일 무이자 대출’ 상품을 출시해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4년간 주요 저축은행의 대출현황 분석 결과, 차주가 20대인 계좌수는 13.7만개에서 17.5만개로 늘었고, 대출 규모역시 5497억원에서 9752억원으로 증가했다.

실제 2015년 상반기 기준 20대 이외의 저축은행과 대부업 신용대출 이용 비중은 10% 전후인데 반해 20대 비중은 31%로 타 연령대비 고금리 대출 비중이 3배나 달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 청년층 금융 현황 및 발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고금리 대출로 인해 청년층의 워크아웃·개인회생 및 파산이 급증하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액 부채에도 금리 부담이 커 상환불능 위험이 상존하고, 신용 불량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연령별 채무조정 현황에 따르면 전 연령층에서 워크아웃 신청이 감소한 반면, 청년층의 신청인원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전체 개인워크아웃 신청자가 전분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20대 신청자는 8.8% 늘었고 20대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도 41.7%나 증가했다.

연구위원은 “정부의 청년층 부채 관리 정책이 근시안적"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청년층에 맞는 금융자립 유도 정책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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