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항공기 대체투자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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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항공기 대체투자 늘린다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6.11.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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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KTB투자증권 등 수익성 다각화 차원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저금리에 안정적인 고정수익을 노리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항공기 딜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항공기 금융시장의 주축이던 유럽은행 등이 주춤한 사이, 한국·일본을 포함해 제3국가들의 참여가 늘었다. 항공기와 같은 물리적인 담보물 이외에 항공기 이착륙 시간대라는 무형적 기준을 구조로 설정한 상품도 최근 수년간 등장해 눈길을 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쓰비시 UFG 파이낸셜그룹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항공기 매입과 투자 관련 신사업 부서를 신설했다.

수요 감소 우려에도 불구, 여행객 증가에 따라 항공사들이 항공기 추가 매입이나 교체 등을 지속하리란 전망에 MUFG를 포함한 글로벌 항공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항공기 딜 체결에 나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내달 초 일본 미즈호증권과 함께 1조원(9억82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릴(GE)의 계열사 겸 세계 2위 글로벌 항공기 리스회사인 GE CAS(Capital Aviation Services)가 보유한 항공기 20대를 일괄매입한 뒤 항공사에 빌려주고 임대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중국 등 다른 국가의 저가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리스 수요가 있는 항공기들로서 잔존 리스기간이 평균 7.6년이라 펀드 만기 7년보다 길다.

앞서 지난 8월 말 KTB투자증권은 8560만달러(954억원) 규모로 싱가포르 항공이 운항하는 에어버스 A330-300 항공기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리스사로부터 항공기를 매입해 리스 기간 종료시까지 6여년간 원리금을 지급받는 구조로 운용된다.

기대 수익률은 메리츠종금증권이 구조에 따라 3개월마다 7~13%, KTB투자증권이 채권 순위에 따라 최대 연 6%대다.

지난 2014~2015년엔 KDB대우증권과 HMC투자증권 등이 글로벌 물류회사 DHL이나 두바이 국영항공그룹 에미리트항공사, 핀란드항공 등으로부터 항공기 투자·리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새로운 구조의 항공기 금융상품이 등장해 투자 자금을 끌어모았다.

기존 미국 항공사들이 항공기 또는 공항 게이트와 같은 물리적인 담보물로 설정한 것을 넘어서 유럽 항공사들은 최근 항공기 이착륙 시간대(time slot)를 활용한 구조화 증권상품을 선보였다.

작년 말 영국 항공사인 버진 아틀란틱은 자국 내 히스로 공항의 이착륙 시간대에 이러한 상품을 도입, 2억2000만파운드(3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보잉 787 등 신규 항공기 17대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항공기 리스 투자를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분야로 꼽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처럼 항공기를 리스한 항공사가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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