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 대통령은 ‘양치기소년’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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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박 대통령은 ‘양치기소년’ 반면교사 삼아야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6.11.14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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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건설사회부장

[매일일보 이상민 기자] ‘최순실 게이트’ 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 어떤 정치적, 경제적 이슈가 터져도 최순실 게이트를 넘어서 국민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박 대통령이 임기 중 언급을 금기시했던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정치권은 물론 민심은 냉담하기만 하다.

개헌 논의조차도 맥을 못 추는 정국을 보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위력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미국 대선에서 ‘정치적 이단아’인 도널드 트럼트가 당선된 날,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내 시들해졌다. 그야말로 잠깐이었다.

굳이 인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지난 주말 사상 최대의 인파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였다.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민심이 급기야 실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항간에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루머가 넘쳐나고 이것들은 인터넷과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전달자들의 의견이 덧붙여지면서 루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 박 대통령의 행적이다. 이에 대한 루머는 차마 언급하기조차 낯 뜨거운 것들이 많다. 대통령의 2차 대국민 사과에서 언급됐던 ‘청와대 굿판설’도 그 중의 하나다.

이러한 루머의 확대 재생산에 대통령과 청와대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루머에 대한 분명한 해명 없이 “그것은 아니다”는 식의 해명이 더욱 큰 루머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침몰 당시 사라진 시간에 대한 해명도 그런 식이었다. 애매한 해명이 의혹만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어쭙잖은 해명은 의혹을 잠재우기는커녕 또 다른 의혹을 부추기며 대한민국을 커다란 ‘음모론’속으로 몰고 가고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의 해명은 “그 시간 성형시술을 받지 않았다”가 아닌 “그 시간 무엇을 했다”고 하면 그걸로 끝이다.

의혹을 해명하는 방법은 그 시간 자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다고 밝히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알리바이를 대는 것이다. 기본도 안 된 해명을 국민더러 무조건 믿으라고 윽박지르는 듯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는 성난 민심을 오히려 자극하기만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 그런 해명을 믿을 국민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래서 ‘어리광부리는 공주’란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대통령 주치의도 모르는 자문 의사에 대한 의혹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자문의로 위촉되는 과정과 도대체 어떤 의료행위를 했는지도 의문투성이다.

특히 이들의 해명이 시간이 지나면서 거짓이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기 위해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정치인의 생명은 신뢰다. 특히 신뢰성과 청렴성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던 박 대통령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습관처럼 하던 양치기 소년의 우화에서 배워야 할 때다.

박근혜 정부는 무능하면서 오만하기까지 하다는 세간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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