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 ‘시들’…길 잃은 두산그룹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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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업 ‘시들’…길 잃은 두산그룹 성장동력
  • 이한듬·최수진 기자
  • 승인 2016.11.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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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② 두산그룹 위기진단]

실적 부진 지속…최근 유통부문 부사장 사표

박서원 전무 책임론도…내년 흑자전환 빨간불

[매일일보 이한듬·최수진 기자]두산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면세점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맴돌고 있다.

당초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지만,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두산그룹의 고민을 키우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천우 두산그룹 유통부문 부사장은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이 부사장의 사표는 공식 처리되지 않았지만 곧 퇴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사장은 AK플라자, 삼성물산 등을 거친 패션·유통전문가로 두산이 두타면세점 사업을 위해 영입한 인사지만, 6개월도 채 안돼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11월 대기업들과의 경쟁끝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유치하는데 성공, 지난 5월 ‘두타면세점’을 프리오픈했다.

면세점사업을 시작할 당시 두타면세점은 연말까지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했을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 104억원, 영업적자 16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일 평균 매출도 6억원 수준으로, 신세계 21억, HDC 17억, 갤러리아63 10억원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프리오픈 당시만해도 면세점 추가 특허를 신청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결국 특허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점도 실적부진에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사업 부진이 박서원 전무에게 있다고 지적한다.

해당 사업은 박 전무의 부친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두산그룹 회장 시절 적극적으로 유치한 사업이고, 지난해 11월 박 전무가 ㈜두산 전략담당최고책임자(CSO)로 영입되면서 사실상 면세점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타면세점은 3대 명품브랜드인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를 비롯해 MCM, 프라다 등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 유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오픈을 단행하는 등 초반부터 부실한 모습을 보여왔다.

박 전무는 업계 최초의 심야 영업을 단행하고, 핑크색 올빼미 아이디어를 내는 등 면세점 사업의 전면에 나서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광고업 외에는 유통업 분야에서 경험이 적은 박 전무의 경영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사업을 맡긴 게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유통부문 부사장이 물러난 상황에서 박 전무의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됐다”며 “두타면세점의 안정화와 흑자전환 성공 여부가 박 전무의 경영능력을 검증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면세점 사업의 부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3곳이 추가로 선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지역에만 시내 면세점이 기존 총 9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나며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뿐만이 아니라 신규면세점 5곳이 전부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사업자까지 경쟁에 뛰어들 경우 내년에도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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