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주(柱)’는 작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떠받치는 기둥, 크게는 대도시 서울의 수많은 빌딩을 의미한다. 그 안에서 화려한 빛을 내며 복잡하게 엉켜있는 형광색 실은 서울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연결되어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작가는 실타래에서 풀려나온 한 올의 실은 탄탄하게 매어있던 것과는 다르게 한꺼번에 술술 풀리듯 오해, 분열, 갈등 등은 쉽게 해소될 수 있고, 반대로 얇은 한 가닥의 실이지만 반복적으로 엮으면 단단해지고 쉽게 끊어지지 않는 실의 성질을 인간관계에 빗대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11월 14일부터 2017년 1월 13일까지 서울시청 8층 하늘광장 갤러리에서 [서울의 주(柱)] 전시를 개최한다.
서울시에서는 시청사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 작품을 제작․설치하는 등 시민참여형 전시와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6년 하늘광장 갤러리 공모선정작 시리즈의 마지막 전시로, ‘실’을 사용해 오랫동안 ‘관계’라는 주제로 작업해 온 중견작가 이은숙의 다양한 공간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서울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한 전시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으로, 우리가 사는 서울의 거대한 빌딩 숲 안에서 바쁜 일상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지만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은숙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을 공부했다.작가는 실을 사용해 대규모 설치작업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베를린에서 한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까지의 3.8km 거리를 실로 잇는 퍼포먼스 ‘Korea, Bond as One(한국, 하나로 잇다)’ 등 한국 사회에 굵직한 울림을 전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아왔다.
서울시청 하늘광장 갤러리는 [서울의 주(柱)] 전시를 마지막으로 올해 공모선정작 시리즈를 마감한다. 2017년 전시작가 공모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 오는 12월 초에 공고할 예정이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