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현대판 진령군의 위란(危亂)
상태바
[특별기고] 현대판 진령군의 위란(危亂)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6.11.10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스카우트 서울남부연맹 사무처장(현 글로벌사이버대 겸임교수)

[매일일보] 최근 한 사람의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온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언론과 국민들 사이에서는 요녀, 무당, 악녀 등으로 비유하며 이 엄청난 사건을 위란(危亂-나라가 위태롭고 어지러움)이라 하여 애통해하면서도 조속히 해결되어 안정된 국정이 운영되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에는 맹모삼천지교를 실현한 맹자의 어머니 일화가 있는 반면에 말희, 달기, 포사 등 많은 요녀들도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대학자를 길러낸 신사임당 같은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는가 하면 장녹수, 정난정, 김개시, 어우동, 장희빈 같은 요녀가 있었으며 조선 말기에는 진령군이라는 무당도 있었다.

얼마 전에 발생한 대한민국의 정치현안 덕분에 새삼스럽게 주목받게 된 인물이 진령군이다. 진령군은 자신이 관우의 딸이라 자칭하고 궁궐에 출입하면서 명성황후의 총애를 받아 진령군으로 봉군되었다. 여성이 군(君)의 작호를 받은 것은 조선 500년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진령군은 자신이 관우의 딸이기 때문에 관우의 영을 모시겠다고 명성황후를 설득하여 지금의 종로구 명륜동지역에 관왕묘라는 무당집을 짓고 그곳에 살면서 벼슬을 구하고자 하는 무리들로부터 우러러보는 존재가 되어 큰 권세를 누렸던 요녀였다.

고종실록(高宗實錄)에는 진령군에 대하여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전(前) 형조참의 지석영은 고종에게 상소하기를 “신령의 힘을 빙자하여 임금을 현혹시키고 기도한다는 구실로 재물을 축내며 요직을 차지하고 농간을 부린 요사스러운 계집 진령군에 대하여 온 세상 사람들이 그녀의 살점을 씹어 먹으려고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숨어있는 우수한 인재를 뽑아서 합당한 직무를 맡기고 협력하여 충성을 바치게 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나라가 부유하고 군사가 강해질 것입니다.”고 해답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승선원일기(承宣院日記-승정원후신)에도 “요사스런 여자 진령군은 온 세상 사람들이 그녀의 살점을 먹고 싶어 하는 자입니다. 저 일개의 요녀는 나라에 해독을 끼친 원흉이고 대악(大惡)입니다.

그런데 죄를 따져 묻지 않으시어 마치 사랑하여 보호하듯 하셨으니 백성의 원통함이 어떻게 풀릴 수 있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속히 상방보검(尙方寶劍)을 내려 종가에서 죄인을 죽여 도성문에 목을 매달도록 명하신다면 민심이 비로소 시원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120여전에 살았던 우리선조들이 진령군으로 인해 얼마나 원통했으면 “온 세상 사람들이 그녀의 살점을 씹어 먹으려고 하고 그녀의 살점을 먹고 싶어 한다”든지 “상방보검(尙方寶劍)을 내려 종가에서 죄인을 죽여 도성문에 목을 매달도록 명하신다면 민심이 비로소 시원해질 것이다.”라 했겠는가?

이런 사료를 통해서 볼 때 우리선조들의 생각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각은 어떤가? 우리선조들이 살아온 길을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미래의 우리 모습을 알기 위해 오랜 과거로부터 진행되어 온 법칙성, 예외성을 찾아 과거를 통한 올바른 이해로 오늘을 반성하면서 현 시대에 걸 맞는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자숙어에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선조들이 살아 온 역사를 공부하고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이 중요한 것은 지나온 역사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려 좋은 것은 계승하고 잘 못된 부분은 반성하여 다시는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한다.

우리선조들이 역사적인 사료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지시켜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들이 되풀이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선조들이 살아온 길을 다시한번 잘 살펴서 참다운 역사관이 무엇이고 올바른 역사의식이 무언지를 짚어봄으로써 우리선조들이 겪어왔던 잘 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참다운 역사교육을 실현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