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무용과 신경과학의 만남, ‘몸춤’의 심장지능 프로젝트<14 F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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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무용과 신경과학의 만남, ‘몸춤’의 심장지능 프로젝트<14 Feet>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6.11.10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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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심장에 뇌와 동일한 신경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태아의 발달과정 영상을 보면 심장과 뇌가 하나였다가 떨어져서 각 기관으로 발달하게 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심장에는 뇌신경 성분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몸춤의 리서치와 공연은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오는 11월25일부터 3일간  뇌와 심장을 소재로 한 새 공연이 관객을 찾아온다.

2016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 지원 속에 1년이 넘는 ‘심장지능 프로젝트’라는 장기 리서치를 진행한 ‘몸춤 (대표:이소영)’이 지난 리서치와 워크숍의 결과물을 <14 Feet>라는 공연으로 무대에 올린다.

<14 Feet>는 열 네 발자국 정도의 거리로, 내 심장의 파장이 다른 누군가에게 가 닿을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14 Feet>는 심장의 파장이 미치는 이 거리를 매개로 우리의 생각을 몸으로, 마음으로 나누어 보면서 상대의 정서와 나의 정서가 공유되는 공감의 과정을 무대화한 것이다.

이번 작품을 선보이는 ‘몸춤’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전 워크숍, 리서치, 본 공연을 통해 신경과학의 새로운 연구(뇌심장학)를 지속적으로 살펴 왔으며, 이를 몸과 춤에 대한 근본적이며 대안적인 탐구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신경과학의 인간 공감력에 관한 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몸의 감각적인 공감력을 상실함으로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대한 성찰적 대안을 제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심장의 파동으로 연결된 작은 세상-12개의 선, 그리고 파장에 관한 이야기

<14 Feet>는 관객과 함께 차를 마시며 시작한다. 한 소녀의 이야기가 있고, 뇌에 관한 짧은 강의도 있으며, 이것을 아우르는 춤이 있는 복합적인 구성의 공연이다.

작품에 출연하는 이소영과 장재키는 몸 전체로 퍼져있는 12개의 신경에 집중하며 이 12개의 선이 끊임없이 자라나 몸 안의 빈 공간을 채우고 타인에게로까지 뻗어가는 것을 상상한다.

5년 만에 이번 작품으로 무대로 돌아온 ‘몸춤’의 대표 이소영은 안무작인 ‘Body 시리즈’ 작품인 <1*1 = complex>, <척추 - 가느다란 의지>, <I’m All Ears> 등을 통해 몸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색해 왔다.

무용 분야 외의 다양한 작업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에 대한 탐색과 제안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2012년 뮤지컬 <모비딕>을 공동 연출해 예그린어워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뮤지컬 <빨래>, <틱틱붐> 등의 안무,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33개의 변주곡>, <고등어> 등에서 움직임/안무 관련 스텝 등으로 활동했다.

장재키는 신경심리학을 전공한 신경과학자이자 배우로, 현 은성의료재단 신경과학 예술원장, Gentle Birth Network 아시아 대표 등을 역임하며 공연과 신경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공감이 결여된 지금 이 시대, 타인과의 근본적인 교감에 절망하는 현실 속에 <14 FEET>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공간, 그 공간에서 함께 느끼고 공유하는 것의 가능성과 방법에 대해 살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정서와 교감에 대한 이야기 <14 Feet>는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간 인디아트홀 공에서 공연된다. (☎02.3142.2461)

‘14 Feet’ 의 개념적 의미와 몸, 에너지

'14 Feet’는 최근의 뇌심장학 등의 연구에서 발견되는 심장의 파장이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는 실제적 거리의 한계를 의미한다. 대략 열네 발자국 정도인 거리다.

나와 너의 14 Feet 사이에는 심장에서 심장으로 전해지는 파장으로 가득 차있다. 너와 나의 몸은 당연히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뚜렷한 별개이다. 그렇다면 서로의 파장 안에 들어가 있을 때 몸은 어디까지를 경계라고 할 수 있을까?

에너지의 관점에서 몸은 확률적이다. 에너지는 이곳저곳으로 흐른다. 내가 내 쪽으로 가깝게 흘러있기 때문에 나일뿐이다. 내가 당신에게로 가까이 다가간다면 그것은 내가 아니라 이미 당신인 것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몸들은 한 부분이 다른 부분의 단단한 바깥이 되며 반발한다. 몸들의 공동체는 저항한다. (중략) 몸들은 여전히, 새로이, 자신들의 창조를 요구한다. 다시 말해 기호의 영적인 숨을 불어넣는 화육 말고 세상으로의 유입과 나눔이 필요하다.” 장-뤽 낭시의 <코르푸스 - 몸, 가장 멀리서오는 지금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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