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불통정치' '마이웨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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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불통정치' '마이웨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 김태혁 기자
  • 승인 2016.11.03 11: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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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혁 정경국장

[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최순실 사태’ 이후 오랜 침묵을 고집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 수습 방안으로 김병준 책임총리제와 한광옥 비서실장 카드를 내놓았다. 야권 출신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국 반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거국중립내각’ 대신 일종의 ‘책임총리’를 택하면서 대통령 자신이 국정에 개입할 여지도 남겨두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종의 ‘꼼수’다.

그러나 이미 등을 돌린 대다수 민심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더 심한 역풍을 맞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도덕성과 리더십에 치명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국회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박 대통령의 이선 후퇴를 요구하는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들의  중지를 거부한 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5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절반 이상이 ‘비선실세 국정개입 사태’에 박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하거나 탄핵을 소추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상 통치 불능상태에 빠진 만큼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하야하지 않을 경우 탄핵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응답자 전체의 절반 이상인 55.3%로 조사됐다. 반면 김병준 총리 내정자와 일부 개각에 의한 내각을 중심으로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5.5%로 집계됐다.

지금 국민들의 압도적인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하야하고 퇴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와 신뢰를 잃었다. 대통령으로서의 막중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도덕적, 현실적 상황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김병준 총리를 지명하는 방식은 사태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도대체 작금의 상황이 얼마나 무거운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시까지 된다.

이번 개각에도 박대통령의 전매특허인 ‘불통정치’ ‘마이웨이’ 등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대통령은 개각이 발표되기 직전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여의도 당사에 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병국 의원은 “회의 도중 쪽지를 통해 내각 인선 사실을 알았고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소통조차 없이 개각을 발표한 것으로 앞으로 국회를 포함한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제 갈 길만 가겠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처럼 극한으로 치달으면 박 대통령의 최종선택은 “하야하느냐 마느냐”의 극단적 선택 이외에는 없다. 하야 여부 역시 박대통령이 결심하기 보다는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이나 12 일 민중 총궐기 대회 등에서 보여줄 분노한 민심이 결정할 것이다.

불안하고 잔인한 11월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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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2016-11-03 12:59:18
완전 사이다네요. 속 시원한 기사 감사합니다.!